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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빛낼 대한민국 100인]릴레이 인터뷰최연소 선정 16세 피아니스트 조성진 군

입력 | 2010-05-13 03:00:00

“10년후 계획? 꾸준히 연습하고 연주할 뿐”

2008년 쇼팽 주니어 콩쿠르…작년 하마마쓰 콩쿠르 우승
“장한나 누나 닮고 싶어요”




조성진 군은 언제 행복한지를 묻자 “연주회에서 앙코르 요청을 받을 때, 모든 연주가 끝나고 차를 타고 집이나 숙소로 돌아갈 때”라고 했다. 나이답지 않게 레퍼토리 욕심이 많지만 연주가 주는 긴장은 그도 두렵기만 하다. 이훈구 기자

지난해 11월, 일본 음악계가 자랑하는 하마마쓰 국제콩쿠르에서 앳돼 보이는 15세 소년이 내로라하는 성인 연주자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음악계는 놀라움의 눈길을 보냈지만 ‘반짝 등장’은 아니었다.

2008년 러시아 쇼팽 주니어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연주계에 이름을 알린 조성진 군(16·서울예술고 1년). 그는 우연히 행사장에서 그의 연주를 접한 정명훈 서울시향 음악감독의 눈에 들어 지난해에만 세 차례 서울시향과 협연했다. 로린 마젤 전 뉴욕필 예술감독도 지난해 7월 자신이 주최하는 미국 캐슬턴 페스티벌에 그를 초청해 협연했다. 하마마쓰 콩쿠르 우승은 ‘예고된 승전보’였다.

“결점이 없는 연주가는 없다고 생각해요. 원석을 다듬으면 보석이 되듯 계속 다듬어 나가는 거죠. 연주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그의 스승인 신수정 예술원 회원(전 서울대 교수)은 조 군이 ‘2020년 한국을 빛낼 100인’에 선정됐다는 말을 듣고 “큰일이네”란 말을 되풀이했다. “앞으로 이룰 성과를 평가한 거니까 책임이 따르는 일인데…. 그렇지만 걱정은 안 해요. 성진이는 자기 할 일은 기대한 것 이상 책임지고 딱딱 해내거든요. 옆길 보지 않습니다.”

여섯 살 때 동네 친구들과 6개월 과정인 피아노 학원에 등록했다. 과정을 마친 뒤에도 피아노 앞에 앉아 있기를 좋아해 개인 레슨을 시작했다. 조 군의 어머니는 “그 뒤로 자기가 다 알아서 했다. 밖에서 생각하는 것보다는 편한 엄마”라며 웃었다.

닮고 싶은 ‘롤 모델’을 묻자 조 군은 ‘첼리스트 장한나 누나’를 꼽았다. “작년 캐슬턴 페스티벌에서 만나 친해졌죠. 본받고 싶어요. 첼로도 하고, 지휘도 하고 하버드대에서 학업도 훌륭하게 해내니까…. e메일을 주고받으며 가깝게 지내요.” 그렇지만 장 씨처럼 지휘를 할 생각은 안 해봤다고 했다. 지휘에 필요한 리더십이 아직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0년 혹은 20년 뒤의 계획을 묻자 그는 “꾸준히 연습하고 연주할 뿐”이라고 했다. “배우는 걸 좋아하지만 가르치는 건 잘하지 못해요. 그래서 음악교육가의 길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10년 뒤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과감한 예언은 피했다. “예체능을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게 될 것 같다”는 소박한 진단을 했다. “선생님들께서 ‘너희 세대는 우리 때보다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아 부럽다’는 얘기를 하시곤 해요. 외국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들어온 선생님도 많고, 인터넷이 발달해 정보를 더 쉽게 얻을 수 있고…. 이런 점 때문에 10년 뒤에는 예체능에 도전하는 학생이 늘어나겠죠.”

그에게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라는 말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웃으며 “내가 엄친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엄마 친구들이 좋아할 만한 남학생상과 자기 또래가 좋아하는 남학생상은 다르다는 말도 덧붙였다. 여학생들에게는 인기 있다는 뜻일까. “좋아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아뇨”라고 딱 잘라 말했다. 양 볼이 발그레해졌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동영상 = 정주희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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