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가보다 5500원 떨어진 11만4000원 마감외국인, 남유럽 불확실성 영향 4540억 매도
‘화려했지만 아쉬움도 남는 등장.’
12일 상장된 삼성생명은 새내기주 사상 최대 거래대금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증시에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는 공모가보다는 높지만 시초가보다는 낮은 채로 마감됐다. 시가총액은 22조8000억 원으로 유가증권시장 4위에 올랐다.
삼성생명은 20조 원 가까운 청약자금이 몰렸던 만큼 관심도 높아 이날 유명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줄곧 올라와 있었다. 전문가들은 남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도 수그러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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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가 폭발하면서 삼성생명의 거래금액은 1조1488억 원으로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대금(7조3003억 원)의 15%를 차지했다. 대한생명의 상장 첫날(3월 17일) 최고 거래대금(5822억 원) 기록을 가볍게 갈아 치웠다. 삼성생명의 이날 거래량은 950만 주.
장기 투자할 것으로 기대됐던 외국인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메릴린치증권 등의 창구를 통해 팔자 물량을 마구 쏟아냈다. 이날 외국인의 매도금액은 4540억 원으로 지분은 8.89%에서 6.94%로 떨어졌다. 이날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총 순매도 금액이 4050억 원이었기 때문에 삼성생명을 제외하면 다른 종목을 사들였다는 계산이다.
황석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일부 외국인이 공모가보다 높은 금액에서 차익실현을 해두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하지만 외국인도 참가한 수요예측에서 11만 원이라는 공모가가 확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추가 하락할 때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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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주가는
13일부터 삼성생명의 주가는 종합주가지수에 편입되기 때문에 덩치가 큰 삼성생명의 주가가 종합지수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주가는 당분간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날 삼성생명에 대해 기업분석과 주가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는 현대, 신영 2곳이다. 이태경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수급 여건이 좋고 이자율에 대한 반응도 높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수혜를 볼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13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그는 성장성이 낮은 데다 금융지주회사들과 비교하면 실적 대비 주가가 높은 편인 점이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생보사 중 독보적 1위, 삼성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 그룹의 지주회사 성격 등을 고려하면 수급 여건에 따라 단기적으로 13만 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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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