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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중국 인도네시아, 중국어 학습 열풍

입력 | 2010-05-03 03:00:00

“中과의 교류에 미래 달려”




세계 최대의 무슬림 인구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중국어 학습 붐이 거세다.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말을 배우려는 열풍은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수십 년간 반(反)중국 정책을 펼쳐 온 인도네시아에서의 변화는 가장 극적인 것이라고 1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수하르토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965년 실패한 공산주의 쿠데타를 중국이 지원했다는 이유로 32년간의 집권 기간(1967∼1998년) 동안 중국어 강습과 중국 문화와 관련한 모든 표현을 금지했다. 또 인구의 4%에 불과한 화교가 국가경제의 80% 이상을 장악한 데 불만을 품은 반(反)화교와 화교의 인종갈등도 끊임없이 발생했다. 1998년 경제위기 인종폭동 당시 인도네시아에 살고 있는 화교 1000여 명이 살해당하기도 했다.

1999년 수하르토 대통령의 사임 후 중국 문화에 대한 금기가 풀리기 시작했으나 이웃국가인 중국은 여전히 경계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자바 섬의 쌀 주산지인 라몽간의 마스푸크 시장은 “2005년 중국에 처음 갔을 때 우리의 미래는 중국과의 교류에 있다는 걸 확신했다”고 말했다.

마스푸크 시장은 2007년부터 지역 내 모든 초중고교에서 중국어 수업을 할 것을 지시했다. 대부분의 공무원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예속과 대중 무역적자를 두려워할 때 과감하게 ‘중국을 배우자’고 나선 것. 중국 정부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인도네시아 전역에 380명의 원어민 교사를 파견해 중국어 학습을 지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