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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46용사 추모] 캠벨 美차관보“北도발 물증 나오면 中에 책임있는 역할 요청”

입력 | 2010-04-27 03:00:00

정부당국자도 “北소행땐 中도 북한편만 들 수 없을 것”
정부, 조사결과 中-日에 알려
대북 외교압박 수순 밟을듯
30일 韓中정상회담에 주목




천안함장 최원일 중령(대열 맨 앞)을 비롯한 천안함 생존 장병 58명 가운데 52명이 침몰 사건이 일어난 지 정확히 한 달 만인 26일 오후 9시 22분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찾아 전우들의 영정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생존 장병들은 유족들의 요청으로 천안함 침몰시간에 맞춰 분향소를 찾았다. 사진 제공 해군

정부는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지자 북한을 제외한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과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앞으로 대응 과정에서 협조를 요청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북한과의 관련성이 드러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가 관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26일 “한미 연합 무기체계 등이 공개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를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조사단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그 대신 조사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6자회담 참가국 중에는 미국만이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조사단에 참여하고 있다.

관건은 객관적이고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찾는 작업이지만 정부는 확실한 물증이 머지않아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과 중국이 특수 관계지만 물증이 나오면 중국도 국제무대에서 북한만 편들 순 없다”며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고 중국을 설득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일본에도 자세한 설명과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천안함 침몰 사건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북한과 관련된 증거가 나온다면 6자회담 협상은 당분간 중단되고 관련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북 압박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정 붙잡고… 26일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고 김태석 원사의 어머니 백정애 씨(72)가 아들의 영정 사진을 붙잡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오열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6일 방한 중인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일본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담당상과 비공개 접촉을 한 것도 이런 노력의 하나로 풀이된다. 정부는 상하이(上海) 엑스포를 계기로 30일 이뤄질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외교적 대응에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고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강화하며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우방과의 협조를 강화해 대북 압박에 나서는 세 갈래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외교부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반장으로 한 천안함 사건 대책반이 구체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먹이는 시민들 서울광장에 차려진 천안함 용사 46명의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을 한 뒤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재명 기자

한편 천안함 침몰 사건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이 예사롭지 않다는 말들이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으로 판명이 날 경우 한반도 해역에서 활동하는 미군 군함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도 천안함 침몰 사건에 매우 민감한 것 같다”며 “서해에서 북한 잠수함의 도발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천안함 합동조사단에 10여 명의 전문가를 보낸 것은 한국을 돕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번 사건 조사를 통해 서해에서의 북한 잠수함 공격 대비책 마련을 위한 목적도 있다”며 “이미 구체적인 대비책 마련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히말라야에서도… 26일 산악인 오은선 대장이 이끄는 안나푸르나 원정대가 정상 등정에 앞서 베이스캠프에서 천안함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안나푸르나=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한 해군 예비역 장성은 “그동안 북한의 잠수함 공격에 대한 한미 양국의 군사 대비 훈련은 주로 동해에서만 이뤄졌다”고 전했다. 동해는 수심이 깊어 잠수함 활동이 용이하다. 실제로 수차례나 북한 잠수함이 한국 해역에 침투했다가 발견된 전례가 있다. 반면 서해는 수심이 얕고 바닷속 시계가 나빠 잠수함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대비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미군은 잠수함 탐지를 위해 P-3C와 바이킹 초계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반도에는 상시 배치하지 않고 한미 연합훈련 때만 군함에서 운용하고 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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