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하얏트 서울호텔, 돔 페리뇽 와인 곁들인 5가지 코스 디너
○ 별을 마시는 술, 돔 페리뇽
코너스톤의 프라이빗룸은 3000여 병의 와인이 있는 와인 셀러로 둘러싸여 있었다. 살구색과 상아색 장미, 로맨틱한 촛대, 관능적인 여인이 그려있는 돔 페리뇽의 대형 포스터…. 유쾌한 이탈리아인인 이 호텔 스테파노 디 살보 총주방장이 만드는 음식과 다섯 가지 빈티지 돔 페리뇽의 조합이 테이블 위에 놓인 메뉴판에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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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은 이 샴페인을 만들던 모엣 샹동을 인수해 LVMH란 세계적 럭셔리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 장미꽃을 담은 돔 페리뇽 로제
식사가 시작됐다. 첫 메뉴는 농어 타르타르, 배, 유기농 야채, 캐비아 소스, 연어알. 그리고 함께 곁들여지는 와인은 돔 페리뇽 2000년 빈티지. 와인을 서빙하던 소믈리에는 “이 와인은 샴페인인데도 디캔팅이 가능할 정도로 강렬한 맛을 지녔죠”라고 설명했다. 햇볕에 잘 익은 싱그러운 과일이 연상되는 이 와인은 7년 동안 셀러에서 숙성돼서인지 정말로 맛이 파워풀했다. 이 때 참석자 중 한 명이 돔 페리뇽과 관련한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몇 년 전 서울에 소박한 고깃집을 낸 적이 있어요. 그때 한 손님이 뜬금없이 ‘크리스털’ 샴페인을 찾습디다.(크리스털 샴페인은 러시아 알렉산드르 2세가 즐겨 마신 와인으로 ‘황제의 샴페인’으로 불리는 최상급 샴페인이다) 크리스털 샴페인이 없어 고민하다가 돔 페리뇽을 급히 구해 내놓았더니 만족해했어요. 그때 돔 페리뇽의 진가를 깨달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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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돔 페리뇽을 마시는 남자
허브 샐러드, 트러플향의 버섯, 로브스터로 구성된 세 번째 메뉴에 이어 나온 네 번째 메인 메뉴는 송아지 안심구이, 오리 간, 체리, 시금치였다. 이날의 메인 와인도 나왔다. 돔 페리뇽 외노테크 1995년 빈티지. 스모키하면서도 토스트향이 느껴지는 이 와인에 대해 소믈리에는 “이 와인은 매우 도전적인 맛이라 술이 아니라 하나의 음식으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하면서도 발랄한 맛에 이어 미네랄 맛이 입안을 마무리했다. 음식이 입안에 들어와도 그 와인 맛은 좀체 떠나지 않았다.
이때 한 여성 참석자가 말했다. “난 돔 페리뇽을 마시는 남자를 보면 왠지 다시 한 번 쳐다보게 되더라.” 또 다른 참석자도 맞장구를 쳤다. “그래요. 최근 중국 상하이에 갔는데 평범한 외모의 50대 중국 신사가 바에서 혼자 돔 페리뇽을 마시고 있었어요. 얼마 후 금발의 팔등신 미녀가 그와 동석하는데 단지 그가 돔 페리뇽을 마시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둘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니까요.”
마지막 디저트로는 딸기수프, 아몬드 밀크크림, 발사믹 젤리가 나왔다. 소믈리에는 처음 마셨던 돔 페리뇽 2000년 빈티지를 이번엔 디캔팅을 했다. 봄날처럼 화사했다. 와인도, 디저트도, 이날 식사의 분위기도. 500만 원짜리 와인 디너는 사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너무 먼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매우 운 좋게 ‘별을 마시는’ 순간이 올 그 날을 꿈꿔볼 수는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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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도 깰 수 없던 그 와인”▼
‘…와인 커닝페이퍼’에 소개
영화 007시리즈의 첫 영화인 ‘007 살인번호’에서 등장한 돔 페리뇽 1955년산 스토리도 소개했다.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가 와인병을 집어 들고 위협하자 악당 ‘닥터 노’가 했던 말은 “그거 깨뜨리면 후회할 거야. 돔 페리뇽 1955년산이거든.” 이런저런 와인을 마셔봤지만 여전히 머릿속에 와인 계보가 마구 뒤섞여 있는 어설픈 와인 애호가들에게도 ‘커닝’을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이 사장은 기자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서 책 안쪽에 이렇게 썼다. “와인과 함께 더욱 멋지고 즐거운 인생을 누리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