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별장의 쥐/왕이메이 글·천웨이 등 그림·황선영 옮김/32쪽·9500원·하늘파란상상
마냥 선행만 하는 장미 별장의 장미 할머니. 다친 달팽이도, 새도 돌봐줬지만 다 나아선 훌쩍 떠나버렸다. 새로 신세를 지게 된 생쥐 쌀톨이는 그야말로 한량이다. 하는 일이라곤 술 먹고 잠만 자기. 얼마나 술에 절었는지 할머니가 시체로 여겼을 정도다. 여기에다 고양이 뚱이까지 나타나 얹혀살겠다고 난리다. 고양이랑 못 살겠다고 떠난 쥐가, 할머니가 그리워 다시 돌아왔을 땐 할머니는 세상을 떠난 뒤다. 마지막 페이지의 장미 별장 그림에는 늘 있던 할머니가 없다. 책장을 덮을 때는 소중한 사람들이 떠올라, 휴대전화로 “고맙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진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