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생각해 최대한 빨리 인양하려고 애썼다."
천안함 함미 침몰 해역 현장에서 10일 넘게 인양작업에 참여한 88수중개발의 정성철 대표가 15일 함미 인양작업을 마무리하며 내뱉은 소감이다.
정 대표는 "어렵다 생각하면 어렵고, 쉽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쉬운 것"이라며 그간의 어려움을 내색하지 않았다.
정 대표는 함미 인양작업이 본격화하기 하루 전인 지난 3일 다른 직원들과 함께 선단을 이끌고 백령도를 찾았다.
광고 로드중
그는 "백령도 해역의 조류가 세다거나 파도가 높은 건 다 알고, 수심이 깊다고 해도 잠수사들 하는 일이 원체 그러니 특별히 어려울 게 없었다"라며 "아들 형제 기다리는 가족들 생각해 전 직원이 일심단결해서 한 '조금' 안에 끝내기로 했었다"라고 말했다.
"닥치는 대로한다"는 정 대표지만 실종자 수색과 천안함 인양에 실종자 가족뿐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어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어려움을 토로하지 못한 사정도 있다.
정 대표는 "국민이 다 보고 있는데 우리 30명만 고생하면 되지‥"라며 말을 줄였다.
실제로 정 대표를 비롯한 업체 직원들은 10여 일 동안 현지의 열악한 작업 환경에 말 못할 고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 로드중
정 부사장은 "직원들이 14일 마지막 체인을 걸었을 때 하나같이 '아! 내일 집에간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며 현장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정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은 작업 현장의 거센 조류와 너울성 파도, 열악한 수중 시계 탓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10여 일간 출렁이는 선박 위에서 제대로 된 숙식을 하지 못해 겪은 고생도 컸다.
정 부사장은 "밤샘작업을 하면서 잠은 날씨가 안 좋을 때 자기로 마음먹었지만 오랫동안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으니 몸의 균형이 깨져 코피를 흘린 직원들이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또 크레인선 위의 컨테이너 박스에서 삼삼오오 모여 새우잠을 잤다.
마지막 체인을 해상 크레인에 걸었던 14일 저녁, 직원들은 각자 집에 가서 먹고 싶은 음식들을 메모지에 죽 써놓을 정도였다고 정 부사장은 전했다.
광고 로드중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 잠수사들도 물속에서 방향 감각을 잃을 정도였다는 백령도 해역에서 인양 작업을 마친 88수중개발은 함미가 대형 바지선에 완전히 탑재되면 해상 크레인과 연결된 체인을 분리해 백령도를 떠날 계획이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