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렌즈 포착 가능한 거리그물망에 가린 정도가 변수
15일 인양될 천안함 함미를 기자들이 직접 관찰 및 촬영할 수 있도록 군 당국이 허용한 거리는 300야드(약 274m)다. 거리를 300야드로 정한 이유에 대해 해군 관계자는 “인양된 함미를 수습하기 위해 바지선 주변을 오가는 배들의 작업활동 반경, 부서진 함미 및 작업선들로부터 기자들의 안전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카메라로 촬영할 때 이 정도 거리로 또렷하게 현장을 촬영할 수 있을까.
300야드는 서울 세종로 사거리의 한가운데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 방향으로 서서 세종대왕 동상을 바라봤을 때의 거리(약 250m)와 비슷하다. 보통 시력의 육안으로는 세종대왕의 커다란 형태만 보일 뿐 얼굴 형태와 눈 코 입까지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정도 거리에서 망원렌즈를 이용해 촬영하면 세종대왕 동상 옆을 지나는 승용차의 번호판까지 식별할 수 있다. 동아일보 사진부가 보유하고 있는 최대 망원렌즈는 800mm이고 중앙일간지 사진부는 대부분 600mm 이상의 망원렌즈를 가지고 있다. 서울 잠실야구장 외야석 가운데서 800mm 렌즈로 홈 방향을 촬영할 경우 타자와 포수, 심판이 한 장면에 꽉 차게 들어온다. 방송국의 ENG 카메라로 찍는다면 이보다 더 강한 망원 효과를 낼 수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