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전형기준 어겨도 불이익 안 줄 것”

이기수 대교협 회장 취임
“경시대회 입상자 가점 줄 수도
기여입학제 대학 내실화에 도움”

고려대 총장인 이기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신임 회장(사진)은 “입학사정관 전형 공통 기준을 어겨도 불이익을 주는 것은 가급적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3일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대교협이 (각 대학 신입생 선발 과정에) 교육당국이 하는 것처럼 간섭이나 규제를 하는 쪽으로 가지는 않으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대교협의 이전 방침과는 차이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배용 전 대교협회장은 7일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 기준’을 마련해 발표하면서 기준을 어길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공인 외국어 성적이나 경시대회 수상 실적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지 못하도록 한 교육과학기술부의 방침에 대해 “세계적으로 공인된 인증이나 경시대회 등에서 특출한 학생은 어떻게 하느냐. 우수한 외국어 학교라면 필요한 자격을 갖춘 학생에게 가산점을 줄 수도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경시대회 이런 것을 애당초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교협은 “공인 외국어 성적이나 외부 경시대회 수상실적 등이 중요한 전형요소나 지원자격 제한 요인이 되는 것은 일반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학 스스로 자율적 규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므로 최소한의 기준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를 금지한 3불 정책에 대해서는 “정운찬 총리가 ‘3화 정책(대학자율화, 고교 교육 다양화, 학력차별 완화)’을 얘기했고 정부도 2012년까지 국민적 합의점을 찾아 방침을 정하겠다고 했으니 기본적으로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100억 원 이상의 돈을 내 건물을 지어줬다면 수학 능력이 검증된 2, 3세에게 정원 외로 1% 정도는 입학을 허용하는 게 대학 교육의 내실을 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대교협은 이에 대해서도 “기여입학자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이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여입학제 논의는 대교협이 지난해 정리했듯이 2013학년도 이후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해명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