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호 9단 ● 주형욱 5단준결승 2국 총보(1∼168) 덤 6집 반 각 3시간
주형욱 5단은 선전했다. ‘선전’ 외에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 게 아쉽다. 한때 주 5단은 천하의 이창호 9단을 궁지로 몰아넣으며 필승의 국면을 유지하기도 했다. 이 정도의 활약상을 보였다는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
주 5단은 대국을 앞두고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표현했다. 2000년 입단 이래 이처럼 중요한 판을 둔 적이 없었다. 이 고비를 거쳐 결승에 올라간다는 것, 게다가 이 9단 같은 거물을 넘는다는 것의 의미를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우승을 밥 먹듯 하는 이 9단에겐 그저 중간과정에 불과하겠지만 주 5단에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 한판이었다. 주 5단은 긴장하지도, 주눅 들지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았다. 주 5단은 과감하고 용의주도했다. 초반 결정적 우세를 잡을 기회를 놓쳤지만 백이 우 상귀에서 한눈파는 사이 흑 93, 95의 절단으로 국면의 흐름을 바꿨고 흑 117에 이르러선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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