恭則不侮는 내가 공손하면 남이 나를 모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위의 다섯 구는 則이라는 접속사를 중간에 사용하여 가정(조건)과 결과의 짧은 문장을 이루었는데 한문의 특성상 앞의 구와 뒤의 구가 주어를 달리할 수 있다. 곧, 恭則不侮와 信則人任焉의 두 문장은 앞의 주어와 뒤의 주어가 다르다.
恭寬信敏惠에 대해서는 마음의 덕목으로 볼 수도 있고 仁政의 조건으로 볼 수도 있다. 다섯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맨 처음의 恭이다. ‘논어’ ‘顔淵(안연)’에서 공자는 ‘문밖에 나가 사람을 대할 때는 큰손님을 대접하듯이 공손히 하고, 백성을 부릴 적에는 큰제사를 받드는 것처럼 공경히 해야 한다’고 했고, ‘子路’에서는 ‘평상시 집에 거처할 때도 공손한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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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