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능시험만 22번 치러… 애타는 부모 고혈압 - 당뇨 급증
인도 고등학교의 시험기간에는 학생들이 넘어야 할 고개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참을성’이라는 과목이다.
고등학교 3학년인 사드흐비 콘차다 양(17)은 대학 입학까지 22개의 시험을 치러야 한다. 보드시험(Board Exam), 프리(Pre) 보드시험, 프리 프리(Pre-pre) 보드시험까지 합쳐 이미 11번의 시험을 봤는데도 아직 절반이나 남았다. 보드는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처럼 전국 또는 각 주에서 보는 학력인증 시험을 말한다.
험난한 대학입시는 가족까지 시험대에 올려놓는다. 아파트 복도 게시판에는 교사들이 동네 주민 자녀들의 시험결과표를 붙여놓는다.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자녀의 점수를 수시로 확인한다. 한 학부모는 “이렇게 아이들을 압박하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한다. 뉴욕타임스는 25일 “뉴델리의 당뇨 전문 병원은 고혈압과 높은 혈당 수치로 병원을 찾는 학부모들이 최근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자녀의 시험 스트레스를 부모도 고스란히 겪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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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는 부족한 대학 수를 채우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외국 대학의 캠퍼스를 유치하는 법안을 승인하며 국회의 동의를 기다리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해마다 1억여 명의 학생이 대학에 가지 못한다면 이들의 10년, 15년 후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며 “향후 10년간 인도에는 800∼1000개의 대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