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KT&G 꺾고 정규리그 1위프로 출범 5년만에 감격 ‘눈물 펑펑’
현대건설이 프로출범 이후 첫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2010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KT&G를 3-2(25-21,15-25,25-22,14-25,15-12)로 누르며 21승 5패를 기록해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31살의 베테랑 케니가 33점을 올리며 1위를 결정했다.
2005년 프로출범 이후 현대건설은 정규리그에서 3위-4위-3위-5위-4위에 그쳤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2006~2007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최근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중하위권 팀으로 내려섰지만 올 시즌 황현주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며 환골탈태해 첫 정규리그 1위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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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는 현대건설의 몫. 23-21까지 쫓겼지만 케니가 시간차 공격을 성공시키고 KT&G 이연주의 범실로 힘겹게 1세트를 따냈다.
KT&G도 쉽게 지지 않았다. 2세트에서 KT&G는 속공 플레이로 현대건설의 조직력을 와해시켰다. 페이스에 휘말린 현대건설은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한 번도 리드를 빼앗지 못하고 15-25로 허무하게 세트를 내줬다.
3세트. 선수들 사이에서 할머니라 불리는 케니가 우승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을 다독였다. 선수들은 냉정을 되찾았다. 리시브가 안정되자 케니의 공격이 불을 뿜었다.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양효진, 윤혜숙 등 현대의 득점 루트가 다양해지자 KT&G는 흔들렸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현대건설이 23-22로 앞선 고비에서 한유미가 회심의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고, 케니가 화끈한 백어택으로 마무리 3세트를 따냈다.
4세트에서 현대건설은 다시 급격한 집중력 저하를 보이며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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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우승을 결정지으려는 현대건설과 우승 탈환의 마지막 희망을 품은 KT&G와의 마지막 5세트 15점 승부는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세트 초반 몬타뇨의 공격을 바탕으로 KT&G가 3-6까지 앞서나갔다. 현대건설은 7-8까지 따라붙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두 번의 긴 랠리 승부에서 균형이 무너졌다. 케니가 잇따라 2점을 따내며 9-8로 역전,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때부터 현대건설은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오아영이 눈부신 리시브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고, 13-12 상황에서 케니가 오픈 공격과 백어택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사상 첫 정규리그 1위를 자신의 손으로 결정짓는 수훈을 세웠다.
1위가 확정된 순간 모든 선수들은 코트로 뛰어나와 울었다. 훈련 때 선수들을 모질게 다뤄 ‘독사’로 불리던 황현주 감독도 눈물을 숨기지 않았다.
수원 |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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