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자 리더십 발휘 이제 시작”정부출연硏여성인력 13%뿐대덕단지 35년 사상 첫 승진
이효숙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은 “여성과학자들도 리더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달 초 책임연구원에서 선임연구본부장으로 승진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효숙 박사(58)는 16일 “여기저기서 축하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과학의 메카인 대덕연구단지 35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니 그럴 만도 하다. 외부에서 임명하는 원장을 제외하고 연구원 내 최고위직인 이 직위는 지금까지 ‘금녀(禁女)의 보직’이었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 연구원 내 광물자원, 석유해저, 지구환경, 국토지질 등 모든 분야의 연구개발 업무를 총괄 관리한다. 재료공학을 전공한 그는 1976년 지질연구원에 들어온 이후 선임연구원과 책임연구원 등을 거쳤다. 2004년 7월에는 정년을 보장받는 영년직 연구원이 됐다.
하지만 그동안 여성 선임연구본부장이 전무했던 이유를 과학기술계의 편견이었다고만 보지는 않는다. “이공계의 경우 인문사회 분야에 비해 여성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적었어요. 대덕연구단지 정부출연연구소의 경우 여성 비중은 13%에 불과하죠. 그동안 여성들이 리더가 되기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지적도 인정해야 해요. 하지만 요즘 상황은 달라졌어요. 여성과학자들 스스로 리더의 자질을 기르기 위해 체계적이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거든요.”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