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성수기 맞아 지표 호전조선업계 신규수주도 잇따라“점진적 회복기 진입” 전망속일각선 “상승폭 제한적일 것
글로벌 리스크로 비틀대던 조선·해운업종이 봄을 맞아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국내 조선업체들의 신규 수주가 잇따르고 업황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들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3월 들어 주가도 힘찬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업황이 회복된 것은 아니므로 섣부른 기대를 품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 다시 노 저을 준비
지난주 6개 조선업체 주가는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며 2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한진중공업은 8.8%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각각 5.0%, 4.3% 올랐다. 삼성중공업(5.7%), STX조선해양(4.9%), 대우조선해양(4.6%)도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조선·해운시장이 지난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점진적인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연구원은 “향후 선가는 하락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는 전형적인 벌크 해운시장의 성수기, 3분기는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성수기라 향후 해상운임지수의 흐름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3월이 해운시장의 계절적 성수기인 데다 원자재 가격 인상 협상에 따른 선취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4월에는 컨테이너선 운임 인상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양 플랜트 등 비조선 부문의 수주 호조도 국내 업체들에 유리하다. 최광식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주금액 기준으로 한국 조선사들의 시장점유율은 86%에 이른다”며 “전체 시장 발주금액의 52%를 점하는 해양플랜트 부분의 기여에 따라 한국조선사들의 수주 성적이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해양 및 플랜트의 호조로 국내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는 앞으로 종합중공업체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섣부른 기대는 아직 일러
아직 본격적인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선가의 상승 반전은 주가 상승 동력이 될 수 있으나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절대 수주량이 부족해 향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을 감안하면 선가 상승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15일 보고서에서 “최근 3개월의 월평균 발주량은 3800만 DWT(재화중량톤수·선박에 실을 수 있는 총화물의 중량)로 여전히 직전 불황기의 저점인 2002년 수준(월평균 4500만 DWT)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컨테이너선은 올해 신규 발주가 전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