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미드필더 출전 시즌 2호골맨유 4-0 대승… 챔스리그 8강에
골도 골이지만 박지성의 활약이 더욱 눈에 띈 건 포지션 변화 때문. 박지성은 그동안 주로 뛴 측면 대신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퍼거슨 감독은 밀란 공격의 핵 안드레아 피를로(31)를 막기 위해 활동량이 많고 수비 능력도 수준급인 박지성을 피를로의 위치인 중앙에 포진시켰다. 결과는 대성공. 현지 방송 해설자는 경기 내내 “박지성이 피를로를 지웠다”며 놀라워했다. 현지 언론은 “쉬지 않고 뛰어 다닌 박지성 덕분에 피를로는 지쳤고 맨유는 달아올랐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날 박지성이 그라운드를 누빈 거리는 11.88km. 팀 내에선 대런 플래처(26·11.94km)에 이어 2위, 양 팀 통틀어서도 세 번째로 많이 뛰었다. 박지성은 공격에서도 배후에서 침투하며 여러 차례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또 루니 등 전방 공격수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 주며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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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박지성의 포지션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일단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선 박지성이 원래 포지션인 측면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무조건 잡아야 하는 경기에 공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박지성을 측면에 배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그리스는 측면 공격이 강하지만 또 측면 수비에 허점도 많다. 측면에서 박지성의 공간 침투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나이지리아전에선 앞선 경기 결과에 따라 포지션이 유동적이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승점이 절실한 상황에선 측면 또는 스트라이커 바로 밑에 위치한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될 수 있다. 반면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밀란 경기 때처럼 수비적인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