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축구 경기시간은 전·후반 45분씩 총 90분.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추가시간(additional time)을 감안하면 실제 경기시간은 대략 95분 이상이다. 추가시간을 허투루 봐서는 안 된다.
‘전반 시작하고 5분, 경기 끝날 때 5분을 주의하라’는 축구 격언처럼 막판에 골이 터지는 경우도 종종 있고 때로는 승부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추가시간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본다.
●K리그 추가시간 현황
K리그의 최근 3시즌에서 나온 추가시간 추이를 살펴보자.
2008년 254경기(리그, 컵 대회, 플레이오프 포함. 연장전은 제외) 평균 추가시간은 전반 2.57분, 후반 4.72분이었다. 2009년은 전반 2분, 후반 4.34분으로 다소 줄어들었다가 14경기를 치른 올 시즌은 전반 2.5분, 후반 4.42분으로 소폭 늘어났다.
최근 3시즌에서 추가시간에 터진 득점현황을 살펴보면 그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표 참조) 2008년에 터진 641골 가운데 7.95%에 해당하는 51골이 추가시간에 나왔다. 2009년은 672골 중 6.7%인 45골이다. 14경기 48골로 골 풍년을 예고하고 있는 올 시즌에도 2골이 추가시간에 나왔다.
후반전 추가시간이 전반전에 비해 두 배 이상 길고 골 역시 많이 터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당연한 이치다. 추가시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선수 교체가 주로 후반에 이뤄지고 거친 몸싸움에 의한 선수들 간 다툼이나 부상 등도 경기 초반보다는 후반에 더 많이 발생한다.
올 시즌 K리그 전임심판으로 활약할 고금복 주심에 따르면 보통 1명의 선수가 교체되는데 30초가량 소요된다. 두 팀이 6명의 교체 카드를 다 쓴다고 가정했을 때 3분 이상의 추가시간이 발생하는 셈이다.
부상의 경우에는 시간이 더 걸린다. 고 주심은 “부상으로 중단되는 시간은 1분에서 1분 30초가 일반적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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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시간은 어떻게 계산할까.
전적으로 주심의 권한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규칙에도 ‘허비된 시간을 참작하는 것은 주심의 재량이다’고 명시돼 있다.
주심은 경기에 들어가면서 양쪽 손목에 두 개의 전자 손목시계를 찬다. 한 쪽 시계는 그대로 시간을 흘려보내고 다른 쪽 시계는 경기가 중단될 때마다 멈추기를 반복하면서 추가시간을 재는 용도로 쓴다.
권한은 주심에게 있지만 두 명의 부심과 대기심도 두 개의 시계를 차고 추가시간을 잰다. 정확한 시간 파악을 위해 주심이 부심과 상의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후반 42~43분 경 주심은 대기심에게 손가락으로 추가시간을 표시해준다.
●추가시간의 기준
FIFA 경기규칙에는 ‘교체, 선수의 부상정도 확인, 부상 선수의 치료를 위한 경기장 밖으로의 이동, 시간 낭비, 기타 다른 사유로 허비된 시간은 경기 시간에 참작한다’고 돼 있다. 경기 도중 프리킥이나 코너킥 등을 차려고 준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포함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기고 있는 팀이 시간을 끄는 행위에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 시간지연 행위에 대해 경고 카드를 주는 데 걸린 시간까지도 모두 추가시간에 합산한다. 고 주심은 “허비된 시간에 대해서는 충분한 추가시간을 주고 특히 지고 있는 팀은 허비된 시간으로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라는 게 일반적인 지침이다. 이기는 팀이 고의적으로 시간을 끄는데 거기에 대한 페널티가 없다면 재미있는 축구, 팬을 위한 축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후반 42분 경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는데 42분에서 45분 사이에 돌발 상황이 발생해 시간이 허비된다면 당연히 그 만큼 추가시간을 준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은 두 팀 모두 이해관계가 없는 중앙선 부근에서 플레이가 이뤄지고 있을 때 울리는 게 일반적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