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용·윤길현 공백에 김광현·정상호도 아직은…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도 염두 전략 수정
SK 김성근 감독이 여름 승부론을 들고 나왔다. 최근 3년간 4월부터 1위로 치고 나가는 전략으로 성공한 SK이지만 올해는 객관적 전력을 감안해 승부처를 뒤로 미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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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을 바꿔야겠다.”
SK 김성근 감독은 9일 LG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문학구장 감독실에서 “시즌 초반 승부가 중요해 지금까지는 시작부터 승부를 걸었지만 올해는 싸움전략을 바꿔야겠다”면서 “서두르지 않고 7∼8월에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2007년 SK 감독 부임 후 매년 시즌 개막과 동시에 전력질주를 하는 시즌 운용 전략을 들고 나왔다. 초반부터 일찌감치 치고 나가자 상대팀들은 SK는 경쟁상대로 보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견제를 덜 받으며 단독질주를 거듭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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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이 초반질주에 방점을 두던 과거와는 달리 긴 호흡의 승부를 택한 것은 내외적인 환경변화 때문이다.
우선 팀 마운드 전력이 지난 3년간에 비해 떨어졌다는 자체평가다. 채병용과 윤길현이 군복무로 빠져나간 데다 김광현도 컨디션 회복이 더디다. 또한 지난해 아킬레스건 수술을 한 박경완도 아직 완벽한 몸상태가 아니다. 대신 마스크를 쓰고 한국시리즈까지 소화하며 기량이 일취월장한 정상호 역시 고관절 수술로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과거처럼 시즌 초반 승부에 주력한다면 모두 개막과 동시에 엔트리에 들어올 수 있다. 정상호도 방망이는 정상적으로 치고 있다”면서 “그러나 무리하게 당겨쓰고 싶지는 않다. 완벽해지면 부르겠다. 모두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7∼8월에 승부를 걸 생각이다”고 속내를 밝혔다.
외적 변화도 많다.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른 변수, 다른 팀들의 상대적인 전력상승도 계산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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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지난해 우승팀 KIA와 좌완 장원삼 이현승을 얻은 삼성 두산이 3강 전력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SK LG 롯데 히어로즈가 혼전을 벌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화에 대해서도 “우리나 똑같지 않나”라면서 “용병투수 2명이 좋으면 류현진이 있는 한화도 모른다”고 경계했다.
결국 김 감독은 시즌 초반 스트라이크존 변수와 상대팀 전력의 간을 보고 시즌 전략을 갖추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올해 페넌트레이스 자체가 초반에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4∼5월을 버티는 게 우리로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