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문제점 공개해 소통하는 비주얼 플래닝 ‘미에루카’ 도입웅진씽크빅, 게시판 활용… 직원 외근일정 - 동선 표시포스코-LG전자도 도입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이 서울 중구 서소문동 본사에 마련된 ‘행가래’ 게시판을 보고 직원들의 업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를 비롯한 웅진그룹 전 계열사는 작년 4월부터 직원들의 업무 현황을 시각화한 행가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웅진그룹
이 회사 교문교육팀은 외근이 많은 업무 특성을 고려해 매일 각자 자신의 외근 일정과 동선을 게시판에 써놓는다. 몸은 회사 밖에 있지만 팀원들이 각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서로 알기 위해서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업무 외적으로도 팀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행복 업무 리스트를 만드는 팀도 있다”며 “그동안 사무실에서 서로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부분을 게시판을 통해 소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웅진그룹이 도입한 VP 제도 ‘행가래’는 포스코에서 전파된 혁신기법이다. 웅진은 VP 제도 시행에 앞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와 혁신담당 임원들이 포스코를 수차례 찾았을 정도로 포스코의 VP 제도를 적극적으로 참고했다.
포스코는 국내 기업들 가운데 가장 먼저 VP 제도를 도입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2007년 포스코건설 사장 재임 시절 당시 VP 제도를 국내에 들여왔다. 정 회장은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있을 당시 관리자급 이상 직원들에게 ‘미에루카 경영전략’이라는 경영서적을 나눠주며 “잘못된 업무 관행과 비효율적인 업무처리 방식, 불필요한 지시나 보고, 회의 같은 낭비 요인은 버리고 가치 있는 업무로 채우자”며 VP 제도 시행을 독려했다. 정 회장이 취임하면서 VP 제도는 포스코 전 계열사로 확대됐다. VP 제도를 비롯한 각종 혁신 활동으로 포스코 광양, 포항제철소가 연간 절감하는 비용만도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지난해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방문한 남용 부회장이 VP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한 데 따라 올해 초부터 생산, 연구개발(R&D) 등 모든 사업장에서 VP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미에루카(見える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