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에 매장 7곳 모두 매각현대-신세계도 진출 움직임대구 유통 주도권 大戰예고
이랜드그룹에 매각된 동아백화점의 동아쇼핑점 전경. 사진 제공 동아백화점
○ 간판 내리는 동아백화점
1972년 문을 연 동아백화점은 38년간 대구백화점과 함께 지역을 대표해온 향토기업. 모기업인 ㈜화성산업 측은 “국내 유통시장이 거대 유통그룹으로 재편되는 등 시장 환경이 급격히 바뀌고 있어 유통부문을 정리하게 된 것”이라며 “백화점 매각 자금으로 신재생에너지 등의 산업에 진출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 주력 업종인 건설 분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아백화점은 대구에 4곳, 경북 구미에 1곳 등 5곳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2곳, 물류센터와 스포츠센터를 이랜드 측에 모두 넘긴다.
○ 대구 지역 백화점에 ‘폭풍’ 분다
이랜드그룹의 동아백화점 인수로 대구 지역 유통업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내년 8월 문을 여는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인근 동아쇼핑점과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 이랜드에 인수된 동아백화점 매장도 기존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대구점 등과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신세계백화점도 대구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대구, 동아, 현대, 롯데, 신세계 등 백화점 5파전이 예상된다. 신세계백화점은 2002년부터 대구백화점과의 제휴를 통해 지역 시장 진출을 모색해 왔다.
대구백화점과의 제휴가 올해 9월로 끝나는 신세계백화점 측은 수성구 범어 사거리 일대 등을 대상으로 백화점 신축 용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토종 백화점이 살아남은 곳은 대구밖에 없는데, 동아백화점이 수도권에 본사를 둔 업체에 넘어가면 거대 자본에 지역 유통시장이 급속도로 잠식당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남은 토종 기업인 대구백화점도 대형 백화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