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개혁 성과… 경영실적 크게 호전같은 직급이라도 평가따라 최고 2600만원 연봉차이성과 나쁘면 해고… 2년연속 하위 3%땐 직급 깎기도
수자원공사는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2000년부터 1, 2급 직원 250여 명에게 연봉제를 적용하고 다면평가를 실시해 왔다. 3급 이하 직원 3000여 명에게도 연봉제 등을 도입하려 했지만 노동조합의 반대로 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12월 전격적으로 노사 합의가 이뤄져 지난해 1월부터 연봉제를 소급 적용하고 있다. 노조가 연봉제에 동의한 것은 물 시장 개방을 앞두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회사 전체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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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으로 사내 분위기는 싸늘해졌지만 기대했던 효과가 하나둘 나타나면서 직원들은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하향평가만 하던 시절에는 좋은 평가를 받거나 원하는 팀으로 옮기기 위해 팀장들에게 잘 보이려는 경쟁이 치열했지만 다면평가가 도입되자 학연이나 지연에 매달리던 ‘줄서기 문화’가 사라졌다. 실적을 올리기 위한 야근은 늘었지만 요식행위나 형식을 따지던 문화는 사라졌다. 김병기 인사팀 차장은 “보고서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던 과거에는 평가철이 되면 색종이를 붙이는 등 실적 보고서를 ‘예쁘게’ 꾸미기 위해 며칠씩 밤을 새우는 게 보통이었는데 요즘에는 이런 모습이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정년을 보장받고 정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민간 대기업에서 수자원공사로 직장을 옮긴 일부 직원들은 “하는 일은 똑같은데 임금만 깎였다”고 푸념하지만 경영혁신으로 회사 실적은 꾸준히 좋아졌다. 수자원공사는 2005년 공기업 경영실적 평가에서 13개사 중 11위에 머물러 ‘기관 경고’를 받았으나 2008년에는 평가 대상 14개 기업 중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최고등급인 A를 받았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