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는 관세음보살의 화신으로 여겨지며 판첸 라마는 아미타불의 화신으로 달라이 라마에 이은 서열 두 번째의 정신적 지도자이다.
정협 상무위원회는 3일 정협 개막에 앞서 지난달 28일 기알첸 노르부를 정협 위원으로 추대했다. 기알첸 노르부는 테니스 선수 출신 위원인 옌쯔(晏紫·26) 씨를 제치고 최연소 위원이 됐다. 정협 정원은 약 2200명으로 업계와 학계, 종교 사회 단체, 소수 정당, 대만과 홍콩 출신 등으로 구성되는 일종의 정책 자문기구다.
대만 롄허(聯合)보는 “최근 수년간 중 당국이 기알첸 노르부를 공개적인 장소에 자주 출현시켜 해외에서 독립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달라이 라마에게 대항하려는 의지를 보여왔다”며 “불교협회 부회장 등 공직을 맡기는 것은 기알첸 노르부의 위상을 더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롄허보는 “티베트 불교의 두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판첸 라마의 균형을 티베트 지배의 한 수단으로 삼았던 것은 청나라 시대부터 있어온 것으로 중국은 이를 답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망명 중인 달라이 라마는 지난달 1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만나는 등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으며 중-미 간에도 마찰음을 빚었다.
중국 정부는 1989년 1월 10대 판첸 라마가 입적한 후 달라이 라마가 10대 판첸 라마의 환생이라고 지목한 겐둔 치에키 니마를 거부하고 1990년 2월 태어난 기알첸 노르부를 11대 판첸 라마에 임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티베트인들은 기알첸 노르부를 판첸 라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치에키 니마는 중국 당국에 체포된 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