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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포커스] “공부 안 하는 후배도 기자도 딱 질색”

입력 | 2010-02-26 07:00:00

TV던, 스크린이던, 또 무대이건 그녀의 연기는 한결같다. 그녀가 이번엔 연극 팬들을 찾았다. 연극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가 배종옥을 눈 앞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


□ 6년 만에 연극 무대 선 배종옥

만나자마자 그녀는 기자의 노트북에 눈길을 던졌다.

“넷북, 그거 편해요?”
“아, 이거요? 외부 취재 다닐 때 …”
“아니, 내 말은 편하냐고요?”
“네? 네에 … 편해요.”

어쩐지 처음부터 ‘쉽지 않겠는데’ 싶었다. 말 트기용 질문은 그래서 슬그머니 접었다.

배종옥이 6년 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했다 … 라고 보도됐지만 사실 그녀는 이미 지난 해 모교인 중앙대 연극영화과 50주년 기념공연이었던 연극 ‘바케레타’에 출연했다.

이번엔 꽤 클래시컬한 작품을 골랐다. 비비안 리, 말론 브란도가 출연한 1951년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연극버전. 배종옥은 남편(동성연애자였다)의 자살, 집안의 몰락으로 인한 충격으로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여주인공 ‘블랑쉬’ 역을 맡았다.

배종옥을 만난 장소는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1층의 카페. 다들 커피를 주문할 때 그녀는 “난 맥주”라고 했다. 아침부터 빈속이었지만 기자도 맥주를 시켰다.

“블랑쉬라는 인물 분석이 잘 되어가냐”는 질문에 그녀는 “두렵다”고 했다. “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고도 했다.

많은 배우들이 변신을 꾀하지만 성공률은 희박하다. 배종옥은 그런 점에서 행운아에 속한다.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오감도’에서 그녀는 파격적인 요부로 변신했다.

‘배종옥’하면 아무래도 ‘도도한 도시녀’의 이미지가 앞선다. 본인도 수긍했다. 실제로도 그럴까?

“많은 사람과 성격 좋게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니죠. 날 바라보는 시각이 부드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내친 김에 “싫어하는 기자 스타일이 있냐”고 했더니 “공부 안 하는 기자”라는 답이 냉큼 돌아왔다. 인터뷰 하러 와서는 “언제 데뷔하셨죠”, “어떤 작품을 하셨죠”하고 묻는 기자, 무작정 와서 얼굴만 쳐다보고 있는 기자는 ‘아웃’이다. 예전에는 기자들하고 많이 싸우기도 했단다. ‘배종옥 무섭다’, ‘기자 혼낸다’라는 기사들은 그래서 나왔다.”라며 웃었다.

“영화,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배종옥이란 배우를 왜 ‘굳이’ 무대까지 찾아와서 봐야 하는 이유가 있나”라고 물었다가 기자도 ‘한 방’ 먹었다.

“그걸 ‘굳이’라고 표현하시면 안 되죠. 저 두 달 밖에 안 하잖아요. 이때 아니면 볼 수 없잖아요.”

무대에는 다른 곳에는 없는 깊이가 있다. 배종옥 역시 끊임없이 무대에 대한 동경을 놓지 않았다. 후배들에게도 “연기의 기본은 연극”이라고 강조한다. 젊은 배우가 무대에 선다는 소식을 들으면 ‘이 친구는 노력하는 배우구나’싶다. 끝으로 관객에게 한 마디.

“‘‘내 삶에서 욕망이란 뭐지’하고 한 번쯤 생각해 보셨으면 해요. 그리고 무조건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요.”

배종옥이 연기하는 블랑쉬는 3월 19일부터 5월 23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만날 수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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