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량권 대폭 인정애널리스트 투자판단 곤혹회계업계는 일감 늘어 미소
애널리스트들은 공부모임을 만들어 국제재무분석사(CFA) 같은 전문가들을 초빙해 강의를 듣지만 아무래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핵심 재무지표인 영업이익 하나만 보더라도 지금까지는 같은 업종에 있는 기업들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업마다 영업이익의 산정방법이 다르고 심지어 이를 표기하지 않는 기업도 나올 수 있어 일률적인 비교를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새 제도로 작성한 연결재무제표의 분량은 기존 재무제표의 5분의 1에 불과합니다. 대신 상세한 설명과 근거를 별도 주석으로 표기하도록 했습니다. 기업에 따라 100페이지가 훌쩍 넘는 주석을 속속들이 읽고 그 내용이 향후 해당 기업에 미칠 영향까지 가려내야 하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의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들은 각자 보유한 기업분석의 틀이 몸값을 결정하는 핵심요소인데 이 틀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돼 그야말로 ‘카오스’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업무 부담감에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귀띔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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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새 제도 도입으로 5000억 원가량의 새로운 시장을 확보한 회계 및 솔루션 업계는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2, 3년 전부터 전담조직을 갖추고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돌입한 국내 ‘빅4’ 회계법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혜진 경제부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