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서 찾은 희망, 포기는 없다”
2009년 7월 ‘투르 드 프랑스’에 도전했을 당시의 이윤혁 씨. 코스 막바지에는 윗배가 부어올랐고 소화도 되지 않았지만 그는 통증을 이겨내고 7주 만에 코스를 완주해냈다. 사진 제공 이윤혁 씨
대학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하던 시절 이 씨는 소위 ‘몸짱’이었다. 보디빌딩 선수로 전국대회에서 입상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2006년 학사장교로 임관해 훈련을 받으면서 몸에 이상신호가 찾아왔다. “다른 동기들은 살이 빠지는데 저만 허리 사이즈가 2인치나 늘어났더라고요.” 병원을 찾았을 때엔 이미 배 속에 종양으로 인한 복수가 가득 차 있었다. 병명은 결체조직작은원형세포암.
‘보디빌더’의 꿈은 날아갔고 항암치료만이 지루하게 반복됐다. 지쳐가는 그를 붙들어 준 것은 고환암을 이겨내고 ‘투르 드 프랑스’ 대회를 7연패한 세계적인 사이클 스타, 랜스 암스트롱의 책이었다. 그의 투병생활은 이 씨의 것과 그대로 겹쳐졌고 책을 읽고 난 후 이 씨는 바로 자전거 한 대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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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건은 좋지 못하다. 부모님은 외아들 수발을 하느라 일을 포기하셨고 이제 어머니만이 간간이 생활비를 번다. 전에 쓰던 항암제는 효과가 떨어져 새로 나온 항암제를 써야 하지만 새 항암제는 보험 적용도 되지 않는다.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측에서 제공하던 약도 1회분밖에 남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웃는다. “암 환자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몸속의 종양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포기해 버리는 거예요. 전 절대 포기하지 않아요.”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