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선발 김재성도 펄펄
허정무 감독이 한일전을 승리로 이끌며 멋진 반전을 이뤄냈다. 소신과 뚝심으로 이뤄낸 승리여서 더욱 빛이 났다.
중국에 0-3으로 완패한 직후 허 감독은 “동아시아선수권대회는 유럽파 주축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최적의 조합을 찾는 과정”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이날 패배가 분해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다음 날 곧바로 평온한 모습을 되찾은 허 감독은 “실패를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소신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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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렬, 김보경은 패기가 넘치지만 A매치 경력이 짧아 일본 같은 강팀 상대로는 위험 부담이 있었다. 또 오랫동안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지 못했던 공격수 이근호와 수비수 곽태휘의 중국전 선발 기용을 패인으로 꼽았던 터여서 김재성과 신형민의 기용도 의외였다.
하지만 이승렬 김보경의 투박하지만 패기 넘치는 플레이가 0-1로 뒤진 상황에서 돌파구를 만들었다. 김보경의 과감한 돌파가 동점 페널티킥으로 이어졌고 이승렬의 과감한 슈팅이 역전 결승골이 됐다. 또 김재성은 김보경과 쐐기 골을 합작했다. 한일전 역전극은 허 감독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도쿄=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