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각사… 종교벽 허문 나눔장터
불교, 원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4대 종교단체가 함께하는 광주지역 재활용장터 ‘보물섬’이 다음 달 13일 올해 첫 장(場)을 연다. ‘보물섬’은 무한소비 행태를 되돌아보고 조금 더 아끼고 나눠 쓰자는 뜻으로 시작한 일종의 생활문화운동. 광주 서구 상무신도심(옛 상무대) 무각사(주지 청학 스님) 주차장에서 지난해 3월 28일 첫 장이 열린 지 1년 만에 전국에 널리 알려졌다.
▶본보 2009년 5월 1일자 A20면 참조
광주 무각사, 호남도심 포교 모범사찰로 부상
그 후 지난해 마지막 장날이었던 12월 26일까지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놀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명맥을 이어 왔다. 종교의 벽은 물론 세대를 뛰어넘어 ‘내겐 당장 필요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보물이 될 수 있다’는 생활의 지혜와 나눔의 미덕을 실천하는 마당으로 자리 잡았다. 매번 참가자들이 판매수익금의 10% 이상을 모아 마지막 장날에는 500여만 원을 소년소녀가장과 홀로 사는 노인 등 40여 가구와 지역아동센터 등 단체 4곳에 기부하기도 했다. 장바닥 특유의 흥겨움에 덤으로 따라오는 이런 선행까지 보태져 이곳에는 늘 ‘해피 바이러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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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 실무를 맡은 무각사 김광란 기획실장은 “광주 한복판에 자리한 무각사는 24시간 문을 닫지 않는 열린 공간”이라며 “‘보물섬’이 닫힌 마음을 여는 소통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