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로드중
‘항의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16일 오후 아내와 함께 장인 장모를 모시고 부산 CGV 대연점을 찾은 회사원 손희수 씨(32)는 매표소 앞에서 잠시 고민했다. 장인 장모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했지만 안내원이 “3차원(3D) 영화 ‘아바타’는 경로우대 할인이 안 된다”고 한 것. 손 씨는 이유를 따질까 하다가 모처럼 극장 나들이를 나온 어르신의 기분을 망칠까 염려해 잠자코 표를 구입했다.
25일 기준으로 ‘아바타’ 3D 버전을 상영 중인 스크린은 CGV 75개, 롯데시네마 31개, 메가박스 5개다. 개봉 38일째인 23일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아바타’ 상영에 가능한 모든 스크린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 로드중
CGV와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상영 시스템이나 3D 안경 등 하드웨어 마련을 위한 투자비용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3D 영화 시장이 막 생겨나기 시작했던 지난해 가격(1만2000원)은 시스템을 테스트하면서 임시로 책정했던 것”이라고 했다.
기존 영화에 비해 제작비가 2배 이상, 상영 시스템 비용도 1.5배 정도 드는 3D 영화 제작을 뒷받침하기 위해 관람료 인상이 필요 하다는 설명을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만 관람료가 오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슬그머니 경로우대 할인을 배려하지 않은 국내 최대의 멀티플렉스 체인 CGV의 설명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현재 평일 기준 일반 영화 관람료는 8000원. 65세 이상 노인은 4000원이다. 3D 영화는 극장마다 경로우대 할인 가격이 다르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4000원을 할인해 각각 9000원과 8000원이다.
CGV 관계자는 “영화관이 경로우대 할인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관객 전체 가운데 0.5%도 안 되는 65세 이상 관객을 위해서 가격 책정을 차별화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다른 멀티플렉스 체인에서 시행하는 할인을 유독 CGV에서만 적용할 수 없는 이유가 뭘까.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10.3%. 우리 국민 10명 중 1명꼴이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