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쏘나타 강력 라이벌… 성능비교 TV광고”스바루-닛산-혼다도 한국시장에 경쟁모델 투입
2.4L급 신형 쏘나타가 지나가자 옆에 서있던 외제차가 하나씩 사라진다. 마치 점령군처럼 거리를 누비는 쏘나타를 배경으로 "어떤 차가 당당할 수 있을까? 쏘나타의 성능 앞에"라는 문구가 겹친다. 현대자동차가 이달 19일부터 지상파를 통해 내보내고 있는 '쏘나타 F24 GDi'의 TV 광고 가운데 한 장면이다. 비슷한 내용의 신문 광고도 나왔다.
눈썰미 있는 시청자라면 쏘나타 옆에서 맥없이 사라져가는 중형 세단이 대충 어떤 차종인지 짐작할 수 있다.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의 디자인을 변형시켜 놓은 것이다. 현대차가 캠리보다 엔진 출력이 앞선 2.4L급 신형 쏘나타를 내놓으면서 성능에서 캠리를 압도한다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최근 3개월간 1195대나 팔아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캠리에 대한 국내 자동차업계의 견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같은 수입차 업계뿐만 아니라 내수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산 준대형차와 가격대가 겹치는 캠리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부쩍 늘면서 현대차 그랜저와 쏘나타 수요를 일부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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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도요타 견제 분위기는 수입차업계에선 더욱 치열하다. 21일 한국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한 스바루 관계자는 "주력인 중형 세단 레거시를 한국에 내놓으면서 최대 경쟁모델을 도요타 캠리로 설정했다"며 "함께 들여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포레스터는 도요타 RAV4를 경쟁모델로 삼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닛산도 캠리를 의식해 이달부터 중형 세단 알티마의 가격을 300만 원가량 낮췄다. 또 8일부터는 지난해 한 건도 집행하지 않은 지상파 TV 광고를 재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한국닛산 엄진환 이사는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로 인해 일본차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최근 많이 좋아졌다"며 "올해 엔화 환율도 안정될 것으로 보여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2배인 4000대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혼다 역시 도요타의 인기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에 맞서 '인사이트'의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