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세상 마치도록 이름이 일컬어지지 않음을 싫어한다.
여기서의 疾은 病이나 患과 마찬가지로, 마음에 걸쳐 두고 염려함이다. 沒世는 몸이 沒한 이후를 가리키는 말로, 終身과 같다. 名不稱은 善德을 쌓고 善行을 하였다는 명성이 세간에서 칭송되지 않음이다. 王陽明(왕양명)은 이름이 실상과 合稱하지 않음이라고 보았으나, 취하지 않는다.
范祖禹(범조우)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학문을 하여 자신을 위하지, 남이 알아주기를 구하지 않지만 종신토록 이름이 일컬어지지 않는다면 善을 행한 실제가 없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정약용은 이렇게 말했다. 군자의 立志는 개나 말처럼 이름 없이 사라져가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법이니, 만일 몸이 죽음에 따라 이름마저 사라져버린다면 어찌 이를 슬퍼하지 않겠는가. 사람으로서 몸이 다하도록 하나의 명성도 이루지 못하게 되면 죽어서도 또한 명성이 있을 수 없기에 군자는 오로지 자신을 슬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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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