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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 친이계 “뭉쳐야 산다”… 박근혜 맞서 ‘세종시 공동전선’

입력 | 2010-01-25 03:00:00

MJ, 장광근 총장 교체 유보
“세종시에 당력 집중해야”
조기전대 반대에도 공조

친박 “조기전대론은 소설”




정부가 27일 세종시 수정안을 입법예고하기로 한 가운데 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 주류 측과 정몽준 대표 측이 손을 잡기 시작했다. 세종시 수정안에 강력히 반대하는 박근혜 전 대표 측에 맞서 공동 전선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 ‘친이+정몽준’ 대 박근혜 구도 형성

정 대표는 11일 저녁 박형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만나 세종시 대응방안과 당직 개편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수석은 정 대표에게 “세종시 문제로 야당과 친박(친박근혜)이 공세를 펴는 상황에서 친이계 핵심인 장광근 사무총장을 교체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도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여당 내 주류 측의 단합 차원에서 당직 개편을 세종시 처리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류 때문인지 당초 지난주 당 사무총장과 대변인 교체 인사를 하려고 했던 정 대표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2주 전 정 대표에게서 교체통보까지 받은 장 사무총장이 세종시 전쟁에서 ‘돌격대장’ 역할을 맡고 있는 상황도 감안한 듯하다.

친이 측은 “세종시 수정론이 밀릴 경우 당 운영의 주도권은 박 전 대표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그에게 맞설 대항마를 필요로 해왔다. 이 과정에서 정 대표가 자신들을 대신해 박 전 대표와 각을 세우자 강한 연대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지난해 9월 대표직 승계 이후 주류 속으로 파고들지 못했던 정 대표는 세종시 수정 논의를 주도하면서 박 전 대표와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를 키우고 친이계의 지지까지 이끌어내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문제만 잘 처리되면 ‘친이계의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는 듯하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스위스로 출국하는 정 대표는 동행하는 진수희 차명진 의원 등 친이계 의원들과 연대의 공감대를 넓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이계 핵심 의원은 “‘정 대표+친이’ 연대가 유지되면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충청권 여론이 돌아서면 박 전 대표와의 세종시 전쟁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 “조기전대, 당 결속 해칠까 우려”

일부 친박 인사와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이 ‘3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 대표와 친이 주류 측은 일절 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는 조기 전대 논의가 세종시 문제에 집중해야 할 당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친이계 일각에는 조기 전대가 박 전 대표의 당권 장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23일 광주를 방문해 “나라와 당 안팎에 풀어야 할 현안이 많은 현 시점에서 조기 전대가 적정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당원이 원하면 하겠다”던 종전 태도에서 달라진 것이다. 장 사무총장도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 수정 등 첨예한 문제를 코앞에 두고 조기 전대론이 당의 결속과 단합에 도움이 될지 우려된다”고 반대했다.

한편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도 이날 “박 전 대표에게 확인한 결과 조기 전대에 대해 말한 적도, 논의한 적도 없다고 한다. 모두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결국 당내 대다수가 반대하는 조기 전대는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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