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온 기분입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18일. 서울 중구 한국장학재단 사무실은 전화 벨 소리로 가득찼다. 상담사 350명은 점심 식사도 거른 채 하루 종일 전화를 받았다.
이날 하루에만 8000명 이상의 예비 대학생들이 대출 신청을 마쳤다. 15일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첫 접수를 시작했을 때부터 합치면 2만 명 이상이 ICL 문을 두드렸다. 신한종 장학재단 홍보과장은 "폭발적일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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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들은 "이틀 동안 신청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한 것은 가족 관계 서류가 필요한지였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면서) 대학생인 미성년자가 학자금 대출을 받는 민법과 무관하게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만들었다'고 보도해 혼란을 빚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단 측은 "아직 확실한 건 아니다. 일단 예전하고 똑같이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자율에 대한 문의도 많았지만 정확한 이자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확한 이자율은 이번 주 중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공시할 예정이다. 신용 상태에 따른 신청 여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단 신청은 받고 있다. 상담사들은 "기존 대출 상품을 ICL로 바꿔달라는 전화도 많았다"며 "하지만 이미 학자금을 대출 받은 장학 상품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대답해 줄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ICL이 대출 기준을 B학점 이상으로 올린 것에 대해 한지선 교육강사는 "학생들이 조금 술렁이기는 했지만 큰 동요는 없다"며 "대신 '앞으로 다니게 달 학교는 4.3 만점인데 평점을 얼마나 받아야 하느냐'는 문의 전화는 많다"고 말했다.
이날 사무실을 직접 찾아 상담을 받던 전용길 씨(50·건설업)는 "월 수입이 적은 편은 아니라 원래 있는 돈으로 등록금을 내주려고 했다. 하지만 올해 대학 새내기가 되는 아들의 자립심을 키워줄 수 있을 것 같아 이 제도를 이용하려 한다"며 "B학점 이상만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아들이 공부를 계속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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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