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예방프로그램 만든 도쿄대 이정수 교수
《일본인의 90%는 ‘메타보’라는 질환을 알고 있다. ‘메타보’는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이란 영어를 일본식으로 앞부분만 끊어 읽은 표현이다.
일본 TV에선 연예인들까지 자연스럽게 “너, (뱃살이 쪄서) 바지 단추가 터질 것 같은데 혹시 메타보 아니야”라는 농담을 던진다.
대사증후군이란 복부 비만을 비롯해 높은 혈압과 혈당, 중성지방 수치, 낮은 콜레스테롤 등 질환 유발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5, 6년 전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대사증후군을 일본 국민들은 어떻게 잘 알고 있을까.》
당뇨 등 만성질환 일단 걸리면 돈 쏟아 부어도 큰 효과 없어
개인별 성격-지병-습관 파악 맞춤형 치료법 만들어 실천해야
이정수 도쿄대 의학계연구과 교수는 2005년부터 일본 정부의 대사증후군 예방 프로그램 평가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 서울시 대사증후군 연구사업단에서 자문을 맡고 있다. 박영대 기자
○ 대사증후군은 만성질환의 시초
대사증후군을 가장 쉽게 진단하는 방법은 허리둘레다. 남자는 36인치, 여자는 32인치가 넘으면 대사증후군일 확률이 크다. 대사증후군은 비만과 다르다. 뱃살이 있어도 대사증후군 환자가 아닐 수 있다. 반대로 겉으론 말랐지만 내장 지방이 두꺼운 사람은 대사증후군에 걸렸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복부비만이면서 혈압은 130∼85mmHg 이상, 혈당은 dL당 110mg 이상, 혈중 중성지방은 150mg 이상, 고밀도콜레스테롤 수치는 cm당 40mg 이하가 대사증후군의 기준이다. 이 중 3가지 이상 증상이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이 교수는 “2000년대 초반 일본정부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줄이려고 ‘건강일본21’이란 정책을 세워 많은 돈을 쏟아 부었지만 5년 뒤인 2005년 중간평가에서 별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타났다”며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은 걸린 뒤에는 관리해도 소용이 없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컨베이어벨트에 올라탄 것처럼 작은 증상에서 큰 질병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가려내 예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이 교수는 “이 같은 깨달음에 따라 국가가 만성질환을 ‘선제적으로 공격’하자는 ‘대사증후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2006년엔 모든 보험가입자는 대사증후군 검진을 받도록 법을 제정했다”고 말했다.
○ 뱃살을 빼라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려면▼
○ 술은 체내 지방분해를 막기 때문에 적당히 마시도록 한다.
○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제때 다스리도록 한다.
○ 30분씩, 1주일에 두 번은 숨이 찰 정도로 운동을 한다.
○ 콜레스테롤 수치, 체중 등을 주기적으로 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