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압수수색으로 위상 흔들하토야마, 교체 가능성 일축외국인 참정권 유탄 맞을수도
검찰이 정권의 심장부를 전격적으로 치고 들어오자 내각과 민주당은 충격에 빠졌다. 여론이 급격히 나빠져 정권이 총체적 위기에 몰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정부 여당을 짓누르고 있지만 누구도 드러내놓고 오자와 간사장을 비판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오자와 진영이 사활을 걸고 대처하고 있는 만큼 함부로 발언했다가는 그로부터 무슨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13일 저녁 압수수색 상황을 보고받고는 “오오…”라고 탄식을 내뱉으며 “검찰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 일이므로 코멘트 할 형편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14일엔 오자와 간사장의 교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내각도 일치단결하고 민주당도 한몸이 돼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여당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면 예산안과 각종 법안 처리는 물론이고 정국운영이 힘들어진다는 위기의식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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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은 오자와 간사장이 출처 불명의 돈으로 구입한 토지가 이미 알려진 3억4000만 엔짜리를 포함해 모두 10억 엔대에 이른다며 추적 보도를 이어갔다. 오자와 간사장의 회계비서 출신 이시카와 도모히로(石川知裕) 중의원 의원의 전 비서는 오자와 측이 지난해 정치자금 관련 자료를 은폐했다고 폭로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던 정치인은 거의 대부분 체포됐다는 전례를 감안하면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생명이 최대 위기에 몰린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압수수색 자체만으로도 그의 정국 영향력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과 내각의 일부 반대론자를 설득해가며 그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재일동포 등 영주외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부여 법안의 정기국회 통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