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선수와 협의 거쳐 현지 축구교실 개설도 추진
경기 수원시 수원공고 동문회 대표단이 지난해 12월 라오스 후아이혹 마을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초등학교 기공식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 수원공고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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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8일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도(道) 카시 군(郡) 후아이혹 마을. 마을 어린이 70여 명이 후아이혹 초등학교 앞에 모였다. 어린이들 앞에는 말쑥한 양복 차림의 한국인 3명이 자리했다. 이들은 후아이혹 마을에 초등학교를 지어주기 위해 온 경기 수원시 수원공업고 동문회 대표단.
대표단은 이날 카시 군 교육청과 초등학교 건축지원협약을 체결하고 기공식을 가졌다. 지방자치단체나 국제구호단체에서 해외 오지에 학교를 짓는 경우는 많지만 개별 학교 동문회가 직접 학교를 만들어주는 경우는 드물다.
기존 후아이혹 초등학교는 목조기둥에 지붕과 벽을 갈대로 엮어 만든 곳으로 화장실도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우기가 되면 운동장은 물론이고 교실 곳곳이 물바다가 될 정도. 수원공고 동문회는 기존 학교 6000m²(약 2000평)의 땅에 콘크리트 골조와 슬레이트 지붕으로 이뤄진 교실 5개와 교무실, 화장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박지성 선수(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배출한 축구 명문답게 운동장에는 축구골대 등 체육시설도 마련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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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단을 이끌었던 김정국 씨(4회 졸업생)는 “동문들을 통해 라오스 교육현장의 열악한 현실을 보고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준 것 같아 동문들 모두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1971년 개교한 수원공고는 지금까지 2만1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동문회 측은 박지성 선수 측과 협의해 현지에 축구교실을 세우는 것도 추진 중이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