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수산물 가격 폭등… 가락동시장 새벽 경매현장 가보니…시금치 예년보다 3.8배 올라 삼치 이틀새 2000~3000원↑출하량 평소의 60% 그쳐… 뜨겁던 경매장 열기도 ‘꽁꽁’
매서운 한파가 연일 이어지며 농수산물 값도 춤추고 있다. 7일 밤 12시 무렵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도매상인들이 경매에서 낙찰 받은 야채의 운송작업을 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개인휴대정보기(PDA)를 능숙하게 다루며 경매에 참가한 한 도매상이 말꼬리를 흐리며 돌아섰다. 13일째 강추위가 몰아친 7일 오후 11시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농산물 경매가 시작돼 달아 오른 열기는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사그라졌다. 평소 사람 키 높이만큼 쌓이던 야채 상자도 무릎 높이도 되지 않는 곳에서 멈췄다. 연이은 한파로 산지 출하량이 줄면서 평소에는 뜨겁던 이곳 분위기는 착 가라앉았다. 농산물 경매에 이어 8일 오전 1시부터 이어진 수산물 경매도 비슷했다.
○ 농수산물, 한파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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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장에 반입된 상추는 총 32t. 지난해 같은 날 반입된 52t의 60%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전남 신안군 등 남쪽지역에서 올라오는 시금치도 생육이 부진해 반입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나 떨어졌다. 황정석 ㈜동화청과 영업본부장(45)은 “지난해보다 한파가 일찍 왔고, 추운 날씨 탓에 수확을 미루는 농민이 많아진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수산물 역시 마찬가지다. 부산에서 올라온 도매상 이모 씨(30)는 “한파로 조업을 못해 수산물 출하량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 예년보다 세 배 넘게 급등한 품목도
시장 반입량이 줄자 농수산물 값은 연일 폭등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폭설이 오기 전인 지난해 12월 31일 도매가격 기준 상추 값은 상자(4kg)당 4만 원에서 8일 4만4500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시금치 값도 1상자(4kg)에 1만4500원에서 1만8900원으로 급등했다. 도매상 김 씨는 “폭설로 주초에는 상추 값이 6만 원까지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8일 기준 상추와 시금치 1상자 값이 각각 2만 원과 5000원이었으니 1년 만에 상추는 약 2.2배, 시금치는 약 3.8배로 오른 셈이다.
오징어도 지난해 12월 31일 1상자(6kg) 2만 원에서 8일 2만4000원까지 급등했다. 도매상 강호수 씨(39)는 “잠잠하던 삼치도 하루 이틀 새 2000∼3000원씩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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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