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 워크아웃 증시 여파는…아시아나항공-대우건설 반등세금호산업은 이틀째 하한가 기록계열사별로 주가 희비 엇갈려
○ 은행권 추가충당금 1조2000억 원 쌓아야
은행주들은 이번 사태로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증권업계와 금융당국은 금호그룹에 대한 금융권의 총여신이 풋백옵션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등까지 합치면 20조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이 때문에 은행권이 추가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은 1조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은행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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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증권사들은 이번 금호그룹 사태가 다른 부실기업들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고 이 경우 관련 은행의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대신증권은 “금호그룹 계열사의 워크아웃은 지난 몇 개월간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었고 이미 지수에도 어느 정도 반영돼 있어 주가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은행업종 지수는 금호그룹 악재가 불거진 지난해 12월 29일 3% 이상 급락했다가 4일까지 2거래일 연속 반등했다.
○ 고위험 회사채 시장에 충격 줄 수도
증시에선 금호그룹의 워크아웃이 과거 SK그룹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2003년 SK글로벌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며 시작된 SK그룹 사태는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에너지 등 우량 계열사의 지원이 컸고 관련 업황도 좋아 빠르게 수습될 수 있었다. 하지만 금호그룹은 계열사 전체가 어려움에 빠져 있고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도 높기 때문에 빠른 구조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향후 워크아웃이 진행되면서 계열사들의 향방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4일 증시에서도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 대우건설은 반등세를 보였지만 금호산업은 계열사의 추가 매각 우려로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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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