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 가보니 “생산현장 온실가스 배출 제로로… 육불화황 95% 줄여”
지난해 12월 28일 경북 구미시 LG디스플레이 6공장 옥상에 설치된 CDM설비. 새해 CDM설비의 가동을 앞두고 직원들이 마지막 시운전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LG상사
육불화황은 LCD 입자를 가공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온난화지수가 이산화탄소의 2만3900배에 이를 정도로 지구온난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가스다. 특히 한 번 배출되면 최대 3200년까지 대기를 떠돌며 지구를 데우기 때문에 그간 산업계의 큰 고민이었다. 이번 CDM설비는 세계 선두권 LCD기업을 보유한 우리나라의 녹색 경쟁력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LG 측은 이를 통해 향후 세계 탄소시장에서 유리한 사업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경북 구미시 시미동 LG디스플레이 6공장 7층 옥상. 길이 36m, 높이 8m의 설비를 둘러싸고 안전모를 쓴 10여 명의 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같은 층에 마련된 사무실에서는 진지한 표정의 직원들이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며 설비의 부분별 가동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이 설비는 LG상사가 80억 원을 들여 LG디스플레이 6공장에 처음 설치한 LCD공장 전용 CDM장치. 이날 직원들은 CDM설비의 새해 가동을 앞두고 마지막 시운전에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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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공장 CDM설비는 크게 세 단계 과정을 거쳐 육불화황을 분해하고 있었다. 1단계에서는 공장에서 나온 육불화황 가스를 물에 통과시킨다. 가스 중 먼지와 산성성분을 제거해 분해를 쉽게 하는 전(前)처리 과정이다. 2단계에서는 이를 1300도의 고열로 가열한다. 이렇게 하면 결합해 있던 육불화황 입자가 화학적으로 분리된다고 한다. 3단계에서는 이를 다시 70도로 급랭해 물과 약품으로 씻어낸다. 최종적으로 육불화황은 황산화물(SOx)과 불화수소(HF)로 분해돼, 처리 전보다 공해 정도가 현저히 낮아지게 된다.
LG디스플레이 환경기술팀 정동인 과장은 “CDM설비의 압력에 문제가 생기면 공장 시스템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설비 도입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며 “하지만 이를 통해 연간 50만 t 규모(이산화탄소 기준)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설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에는 유엔 실사단의 방한도 예정돼 있다. 실사단은 6공장 설비의 사업성과 안정성을 검증하고 LG상사의 글로벌 CDM 사업승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LG상사 자원·원자재부문 사업개발팀의 이상원 차장은 “유엔의 사업승인이 나는 대로 글로벌 CDM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중국 내 기업 2, 3곳과 이번 CDM 적용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앞으로 LCD설비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에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해외에도 많은 사업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미=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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