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테러 요원 등 민간인 8명 숨져… 美 전력 타격 탈레반 “우리 지지하는 아프간軍 장교가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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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0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사용했던 아프가니스탄의 비밀기지에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CIA 요원 등 미국 민간인 8명이 목숨을 잃었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파키스탄과 접경 지역인 아프간 동부 코스트 주 채프먼 기지 체육관에서 폭탄을 두른 조끼를 입은 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려 8명이 숨졌으며 사망자들은 모두 민간인이라고 미군 관계자들이 밝혔다. 탈레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가 한 일”이라며 “군복을 입은 아프간군 소속 장교가 공격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을 지지하는 아프간 군인의 소행이라는 주장이다.
또 남부 칸다하르 시 인근에서도 폭발물이 터지면서 순찰 중이던 캐나다 군인 4명과 동행 취재하던 캐나다 일간지 캘거리헤럴드 미셸 랭 기자(34·여)가 목숨을 잃어 이날 하루 아프간에서 모두 9명의 서방 국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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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대테러전쟁의 선봉 역할을 해온 정보기관에 대한 대담한 공격”이라며 “아프간 주재 CIA 요원들은 탈레반과 알카에다에 대한 공격 계획을 수립하는 업무를 담당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특히 채프먼 기지의 CIA 요원들은 현지 정보원들을 포섭하고 공격 목표물을 확인하는 데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아프간에서 CIA의 활동이 위축되고, 미군의 전력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조지타운대 브루스 호프먼 교수는 “현지 사정에 정통하고, 경험이 많은 CIA 요원들을 대거 잃었기 때문에 당분간 이 지역에서 미군의 작전이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