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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하루남긴 노조법, 환노위는 넘었지만…

입력 | 2009-12-31 03:00:00

野 반발… 법사위 상정도 불투명




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한나라당 환노위 소속 의원 8명은 30일 환노위에서 야당 의원들의 출입을 봉쇄한 가운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야당이 법안 통과에 반발하고 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관문이 남아 있어 올해 안에 개정안이 최종 처리될지는 불투명하다.

○ 통과 법안은 3자회담 합의안
이날 통과된 법안은 전날 추 위원장과 임태희 노동부 장관, 차명진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이 3자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다.

복수노조는 1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1년 7월부터 허용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기존 한나라당 안대로 내년 7월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복수노조 허용 시 교섭창구 단일화와 관련해 노조 간 자율교섭이 안될 경우 조합원의 과반을 차지하는 노조가 있으면 해당 노조가 교섭권을 갖는다. 과반수 노조가 없으면 조합원 수 10% 이상의 노조가 조합원 수만큼 비례대표 형태로 공동교섭대표단에 함께 참여하게 된다. 이 조항은 사실상 소수 노조의 난립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야당이 강하게 요구한 산별노조의 교섭권 보장 문제와 관련해 기존의 산별노조는 2012년 상반기까지 창구단일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추 위원장이 요구한 비정규직 노조의 교섭권도 별도로 보장하기로 했다.

○ 야당 의원 출입 막은 채 표결처리
이날 오전 10시 반 추 위원장이 “여야가 합의할 때까지 끝장토론을 하자”고 제안하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이정희 홍희덕 의원이 의장석을 에워쌌다. 추 위원장이 차 위원장에게 그동안의 심사 결과를 보고받자 야당 측은 더욱 거세게 항의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의장석의 마이크를 가로챘고, 이정희 의원은 “어떻게 지켜온 노동3권인데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외쳤다. 추 위원장은 “상정하지 않고 대체토론하자는데, 토론을 막으면 어떡하느냐”고 맞받았다. 한나라당 조원진 박준선 의원 등이 “이정희 의원 나가”라고 소리치면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추 위원장은 20여 분 만에 회의를 개회해 대체토론을 진행했다.

잠시 정회로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비운 오후 1시 50분경 추 위원장이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회의장에 입장해 전체회의를 속개했다. 추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하자 경위 20여 명은 야당 의원들의 회의장 진입을 막았다. 회의장 문도 잠갔다. 회의장 밖에서 추 위원장의 ‘친정’인 민주당 의원들이 고함을 지르는 사이에 추 위원장은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상정해 표결 처리했다. 추 위원장은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야당 의원의 강한 항의를 받았으며,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멱살을 잡는 등 몸싸움이 벌어졌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동아닷컴 백완종 기자


민주당 “秋위원장, 여당과 야합”
추미애 “민주당에 섭섭합니다”
노조법 野의원 불참속 표결


“십자가를 진 사람처럼 외로운 마음이고, 괴로운 마음이다.”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30일 노동관계법을 처리한 소감을 기자들에게 이같이 토로했다. 추 위원장은 6월 비정규직법 사태 당시엔 한나라당과 각을 세웠지만 이번엔 ‘친정’인 민주당과 등을 졌다. 자신을 겨냥한 민주당의 비난에 대해선 “당의 고통을 충분히 이해한다. 부부가 살다가 살기 싫으면 ‘너 죽고 나 죽자’고 할 수 있는데 그 정도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이 계속 주장한 것은 노사 자율이었고 최근 며칠 사이에 산별노조 교섭권을 얘기한 상황이다. 그냥 ‘안 되면 말고’ 그런 식이라면 무책임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친정인 민주당에 ‘반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앞서 추 위원장은 이날 법안 처리 전에 “민주당에 섭섭합니다. 대단히 섭섭합니다”라며 감정에 북받친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노동법을 개정하기 위해 수차례 회의를 통보했으나 민주당이 회피했다”고 저간의 사정을 이야기했다. 또 “위원장은 당론이나 당규가 아니라 국회법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논란이 됐던 자신의 중재안에 대해선 “연구를 거듭해 ‘교섭창구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우연히도 한나라당의 (개정)안과 겹치더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새벽 추 위원장과 통화하면서 결심을 되돌리기 위해 설득했으나 실패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추 위원장이) 당을 깔아뭉개고 한나라당과 손잡은 것은 절대 묵과할 수 없다.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며 (당은) 규율을 세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대처를 할 것”이라고 말해 격앙된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조 유지 및 관리활동?
타임오프 범위 모호성 논란 소지


‘통상적인 노조 관리 업무(한나라당 안)→노조 유지 및 관리 활동(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중재안)→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조 유지 및 관리 활동(30일 환노위 통과 법률).’

노동관계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면서 예외적으로 노조 활동에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타임오프(time off·근로시간면제)의 범위는 변신을 거듭했다.

30일 국회 환노위를 통과한 노동관계법엔 추 위원장의 중재안 앞에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이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추 위원장의 중재안은 한나라당 안보다 노조 활동을 더욱 광범위하게 보장해 노동계의 편에 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이달 8일 개정안을 내면서 당초 노동부와 한국노총, 경총 등 노사정 3자가 합의한 내용에 없는 ‘통상적인 노조 관리 업무’를 추가했다.

환노위의 한 관계자는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문구는 관점에 따라 명확해졌다고 볼 수 있지만 향후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타임오프의 상한선과 범위를 노동부 산하 근로시간면제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함에 따라 노동계의 요구가 일방적으로 반영되진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한노총 “현행법 시행 최악 상황은 막아”
민노총 “복수노조 근본 취지 무너뜨려”
商 議 “사실상 전임자 무임 원칙 어겨”


노동부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30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하자 “오랜 진통 끝에 만든 안인 만큼 국회 법제사법위와 본회의에서 조속히 통과되길 바란다”며 상임위 통과를 반겼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여야 합의는 아니었지만 법개정안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상임위를 통과함으로써 현행법 시행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을 통해 “날치기 야합법안은 복수노조의 근본취지를 무너뜨리는 교섭창구단일화는 물론이고 노조활동 말살을 위한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타임오프제 등 4일 야합 안의 골격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이라고 반발했다.

경영계도 개정안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법 개정 없이) 현행법이 시행될 경우 발생할 혼란과 갈등을 예방한다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노사정 합의가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서는 큰 유감”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타임오프 대상 업무에 노조 유지·관리 업무가 포함돼 사실상 전임자 무임 원칙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또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 교섭 창구 단일화 원칙을 깰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둬 노동계에 투쟁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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