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률 50%-입점률 12% 저조손님 적어 정식개장 내년 연기“드라마 통한 홍보도 좋지만…”상인들 서울시에 대책 요구
영화나 드라마 촬영 현장으로 이용되며 널리 알려진 가든파이브(동남권유통단지)가 낮은 입점률 때문에 정식 개장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가든파이브. 사진 제공 SH공사
최근 개봉한 영화 ‘백야행’의 한 장면이다. 이 장면으로 가든파이브(동남권유통단지)는 자신의 존재를 널리 알렸다. 서울시가 가든파이브를 홍보하려고 촬영 장소로 협찬했던 것. 드라마 ‘아이리스’ 제작진도 극중 국가비밀조직 ‘NSS’ 세트장을 이곳에 설치했다. 드라마가 인기리에 끝나자 서울시는 속편 ‘아이리스2’에도 가든파이브를 노출시킬 계획이다.
○ 언제쯤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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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5일 만난 가든파이브 ‘라이프관’ 상인회장 강성일 씨(48)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종로구 숭인동 청계천 인근에서 섬유업체를 운영하다 올해 6월 가든파이브로 옮겼다. 올해 정식으로 개장하겠다고 서울시가 약속했기 때문. 그러나 낮은 분양률로 개장은 내년으로 미뤄졌고, 손님은 오지 않았다. 6개월 동안 강 씨는 도매 장사로만 생계를 꾸려 왔다. 강 씨와 함께 입주한 상인 30여 명은 매달 2000만∼3000만 원에 이르는 매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태다. 그는 “분양가가 비쌌지만 서울시가 하는 사업이라 믿었다”며 “드라마나 영화를 통한 홍보도 좋지만 정작 당사자인 우리에겐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식 개장을 못하는 것은 낮은 분양률과 입점률 탓이다. 지난해 12월 완공됐지만 이달 10일 현재 분양률은 50.7%. 전체 8360곳 가운데 4235곳만 분양됐다. 입점률은 더 낮다. 아파트형 공장인 ‘웍스관’ 등을 합쳐도 1013곳에 불과하다. 계약자 중 입점률은 23.4%이지만 전체 점포 수 대비 입점률은 12.1% 수준이다. 특히 청계천 상인 입주가 저조해 2376곳을 분양했지만 296곳만 입점한 상태다.
○ 서울시, “입점 상인 인센티브 제공”
이날 둘러본 가든파이브는 영화관 외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관리비를 아끼려 불을 끈 곳도 많았다. “이러다가 ‘영화세트장’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고 운을 떼자 강 씨는 손사래를 쳤다. “일단 분양률만큼이라도 입점률이 올라가면 활성화되리라 봅니다.” 초기 시설비와 관리비 부담이 커 분양받은 상인들도 선뜻 나서지 않은 채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진단이다. 강 씨는 “서울시가 개장 약속을 미룬 만큼 부담 없이 입점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내놓고, 우리도 종합쇼핑몰이란 이름에 걸맞은 마케팅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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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