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랑이 이름 사연도 갖가지
‘사육사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진짜 호랑이가 되었다.’
호랑이들도 자기 이름은 알아듣는다. 관람객들이 아무리 부르고 소리쳐도 안 쳐다보던 도도한 호랑이들도 사육사가 이름을 부르면 즉각 고개를 들고 반응한다.
서울동물원은 태어나는 호랑이들에게 각자 당시 사연을 담아 이름을 지어줬다. 지난해 6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당시 태어난 호랑이 세 마리에게는 ‘영토’ ‘지킴’ ‘독도’란 이름을 붙여줬다.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를 아기 호랑이들이 굳게 지켜 달라는 의미에서다. 백호인 ‘백운이’의 애칭은 국산 맥주 상표와 동일한 ‘하이트’다. 원래 이름은 흰 털색에서 따와 ‘화이트’로 지었는데 백운이를 사육하던 경북대 실습생이 발음을 잘 못해 ‘하이트’라고 불렀던 것. 그 바람에 같이 태어난 다른 두 마리도 ‘라거’와 ‘카스’ 등 각각 맥주 이름을 얻었다. 강형욱 서울동물원 홍보팀장은 “당시 ‘호랑이 맥주 브러더스’ 덕분에 맥주회사에서 협찬 의뢰가 들어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