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일” 비판 딛고 투자기술 자립도 95% 달성대형사고 全無 안전성 입증건설기간 경쟁국보다 짧아
○ 주 80시간 일하며 한국형 원전 개발
한국의 원자력 역사는 1959년 원자력연구소가 설립되고 같은 해 국내 첫 연구용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II’가 기공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무한한 에너지’로 알려진 원자력 발전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1970년대 들어 석유파동을 경험한 박정희 정부는 연구에 그치지 않고 상업용 원전인 고리 원전 1호기 건설을 추진했고, 미국의 도움으로 1978년 고리 원전을 완공해 세계 21번째 원전 보유국이 됐다. 장인순 대덕클럽 회장(전 원자력연구소장)은 “고리 원전의 건설비가 당시 한국 정부 한 해 예산의 4배나 됐다”며 “무모한 일이라는 비판이 엄청났지만 박 대통령이 강한 의지로 극복하면서 오늘의 성공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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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전 이용률 세계 평균보다 14% 높아
원자력 발전소는 기계 전기 전자 등 부문별로 약 200만 개에 이르는 기기로 구성된 첨단과학의 집합체다. 또 원자로 설계와 핵심부품 원천기술, 그리고 원전 건설과 운영 능력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은 그 가운데 원전 건설과 운영 능력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신규 건설이 유보됐지만 후발주자인 한국은 꾸준히 원전을 건설하면서 경쟁력과 전문 인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기술 자립도도 95%로 높은 편이다. 한국이 원전에서 없는 5%의 기술은 원자로 설계 코드, 냉각제 펌프 기술, 원전제어계측 장비 기술 등이다. 그 때문에 이번 한국 컨소시엄에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포함됐다.
한국은 1978년 1호 원전 이후 거의 매년 1기의 원전을 건설해 현재 총 2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이번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사업 발주처인 UAE 원자력공사의 무함마드 함마디 사장은 “한전컨소시엄이 보여준 세계적 수준의 안전성과 UAE 원전사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입증된 능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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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건설비용이나 발전비용도 세계 최저 수준이다. 한국 원전의 건설비용은 kW당 2300달러에 불과하다. 프랑스나 일본이 2900달러, 미국이 3582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20∼35%나 낮다. 발전비용도 이들 국가에 비해 최대 절반이나 낮출 수 있다. 건설기간 역시 한국 표준형 원전(OPR1000)은 52개월로 경쟁국에 비해 5개월 이상 짧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