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 - 그들의 꿈은 김기만, 이병석(이상 SK)처럼 ‘끈적끈적한 1군선수’가 되는 것. 굵은 땀방울과 뜨거운 체온이 깃든 체육관에서, 내일의 꿈은 무럭무럭 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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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영 SK팀장 “욕해도 좋으니 1군만 가다오”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는 ‘선택받은 자’의 환호와 ‘버림받은 자’의 비탄이 뒤섞이는 자리다. 서울 SK 2군 선수들은 대부분 드래프트 장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김진수(24·SK)는 2008년 드래프트에서 고배를 마신 후, 실업자 신세가 됐다. 건국대 시절에는 노경석(26·상무), 정영삼(25·전자랜드)과 함께 ‘건대 트로이카’로 명성을 날리던 그였다.
가장 잘하는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농구뿐. 아침에 눈을 뜨면, 여의도 공원 야외농구코트로 향했다. 아마추어 고수들과의 승부. 새벽2시가 되어서야 땀범벅이 돼 집에 돌아오곤 했다. 그는 “불투명한 미래의 연봉 2000만원 짜리 선수지만, 농구를 할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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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선수들에게 ‘롤 모델’을 물었다. 가장 많이 꼽힌 선수는 팀 선배인 김기만(33)과 이병석(32). “루즈볼에 대한 집념(최고봉)”, “강력한 수비(김재영)”, “원 샷, 원 킬의 슛 결정력(김진수)”등이 그 이유였다. 화려하진 않지만, 끈적끈적한 선수가 되는 것이 그들의 꿈. 최근 팀 사정이 좋지 않은 것도 2군 선수들에게는 역으로 기회다. SK 김지홍(40) 감독대행은 “이미 이름값으로 농구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2군 선수들의 마음에 불을 댕겼다.
용인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