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기표 4단 ● 김정현 초단본선 8강전 1국 9보(175∼212) 덤 6집 반 각 3시간
우상 패가 반상에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다. 패싸움 와중에 우하 흑 대마의 생사도 불확실해지면서 이곳에서도 패가 나자 바둑은 점차 고차방정식처럼 복잡해지고 있다. 우하 패도 묘하다. 흑백 어느 쪽이든 패를 이기기 쉽지 않다. 흑이 진다고 해서 대마가 당장 숨을 거두지도 않지만 이긴다고 해도 삶이 100%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분명한 건 흑의 부담이 더 크다는 점이다.
두 대국자는 일단 우상 패를 내버려두고 우하 패부터 해결하고자 한다. 바둑이 어지럽게 돌아가지만 결국 누가 팻감이 많은지가 관건이다.
두 기사의 희비는 백 94에서 갈렸다. 홍기표 4단은 백 94를 둔 뒤 안도하는 표정이다. 중반 무렵 좌변 패가 끝났을 때 흑이 무심코 흑 ○와 백 ◎를 교환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별것 아니었지만 지금은 팻감 생산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78·84·90·96·102…○, 81·87·93·99…175, 107…○, 109…100.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