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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박한 LG…봉중근 “야속해”

입력 | 2009-12-22 07:00:00

투수 고과 1위 불구 연봉협상 한파 구단 4억 미만 제시…한숨만 푹푹



봉중근.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하지만 때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아도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 LG 봉중근(29·사진)이 그랬다. 봉중근은 19일 첫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봉중근은 올해 3억6000만원을 받았다. 성적은 11승 8패에 방어율 3.29. 연봉에 비해 적은 승수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팔꿈치 통증을 참아가며 시즌 내내 참고 던진 결과다. 172.1이닝을 던져 최다이닝 4위에 올라있고, 경기 평균 7이닝 가까이 소화했다. 퀄리티스타트는 19번으로 8개 구단 투수들 중 가장 많다. 등판할 때마다 유독 득점지원이 따르지 않아 ‘봉크라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다승 10위 안에는 못 들었어도, 방어율 10위 안에는 들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그런데도 구단 제시액은 4억원을 넘지 않는다.

봉중근은 일단 4억원을 돌파하는 게 목표다. 제시액은 이보다 높게 잡았지만 마지노선을 웃도는 금액이라면 마음을 접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구단의 입장은 한결 같다. “연봉에 비해 빼어난 성적이 아니었고, 팀 성적이 좋지 못했다”는 것이다. 팀에서 유일하게 10승을 넘겨 투수 고과 1위에 올랐는데도 그렇다.

봉중근 뿐만이 아니다. LG는 요즘 주전급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만년 하위팀에서 연봉 상승은 어불성설이라는 구단과, 그래도 1년 내내 땀 흘려 이룬 성과를 보상받고 싶다는 선수들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자 고과 1위이자 2009 시즌 타격왕인 박용택 역시 벽에 부딪힌 건 마찬가지다.

구단과 팬들을 위해 연일 자선 행사와 팬사인회에 참석하고 있는 선수들. 하지만 속은 남몰래 타들어간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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