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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센서 이용한 암 촬영기 세계 첫 개발

입력 | 2009-12-15 03:00:00

삼성서울병원 최용 교수팀




첨단 반도체 기술을 접목한 암 검진 장비를 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최용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교수(사진)팀은 실리콘 광증배 방식의 반도체 센서를 이용해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PET)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PET는 스캐너 장비를 이용해 환자의 종양과 악성 여부를 확인하는 영상기기다.

그동안 PET에서 쓰던 진공관은 수작업으로 일일이 만들었다. 비용이 비쌀 수밖에 없었고 그나마 국내에서는 생산도 안 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센서 부분을 진공관이 아닌 반도체로 만들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PET를 저렴하게 만들어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또 PET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장치를 일체형 기기로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연구자들은 PET와 MRI를 일체형으로 만드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MRI의 자기장과 PET의 진공관이 만나면 영상이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PET-MRI 일체형은 불가능한 꿈이었던 것.

최 교수팀은 이 불가능한 꿈을 이뤘다. 반도체로 만들기 때문에 자기장과 만나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번에 개발한 PET는 직경 330mm로 뇌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규모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이 개발된 만큼 전신촬영용도 곧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금 PET 의료기기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약 20조 원에 이른다”며 “PET-MRI 개발을 빨리 끝내면 그만큼 한국이 의료기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