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리스’가 남긴 것
내년 11월 ‘시즌2’ 방송 계획
200억 이상 수익 거두는 게 관건
초호화 캐스팅, 광화문 총격 신, 200억 원의 제작비, 해외 3개국 촬영….
KBS2 ‘아이리스’는 블록버스터급 한류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10월 14일 첫 회 시청률 24.5%(TNS미디어코리아)로 출발해 이달 3일(16회)에는 35.7%까지 올랐다. 인터넷 다시 보기와 다운로드를 포함하면 실제 시청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종영 3회를 남긴 아이리스의 성과와 과제를 들여다봤다.
○ 미국-유럽과도 수출 협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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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는 현재 일본,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태국, 대만, 필리핀 등 7개국과 수출 계약을 마쳤다. 미국과 유럽, 중국, 중동, 남아프리카공화국,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방송사들과 협상하고 있다. 이효영 KBS미디어 해외사업부장은 “‘아이리스’가 미국과 유럽의 메이저 시장에 진출하면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며 “영국 BBC 등과 협상 중이다”고 말했다.
제작사는 정확한 수입 명세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웹하드 및 개인 간 파일 공유(P2P) 사이트 94곳의 ‘다운로드 서비스’로만 2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 대작(大作)의 흥행 가능성 높여
아이리스 이전에도 ‘태양을 삼켜라’(120억 원), ‘로비스트’(120억 원), ‘태왕사신기’(400억 원) 등 제작비 100억 원 이상의 대작은 많았다. 하지만 제작비와 흥행은 비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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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드라마가 방송 전 제작발표회를 한 번 열지만 아이리스는 세 번 열었다. 일본 헝가리 등 해외에서 찍은 영상들을 언론에 공개하며 관심을 증폭시켰다.
○ 시즌제 드라마의 정착
제작사는 내년 5월 아이리스 시즌2 촬영에 들어가 11월 방송할 계획이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드라마 ‘종합병원’ 등 시즌2가 제작된 선례가 있지만 블록버스터급인 아이리스의 시즌2가 성공하면 시즌제 드라마가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방송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정 대표는 “아이리스 시즌1이 성공할 것으로 전제했기 때문에 가든 파이브 등 세트장을 모두 2년씩 계약했다”며 “이병헌 씨는 영화 촬영으로 합류가 힘들다고 했고, 다른 출연진은 전원 교체하거나 일부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즌2 출연진은 모두 한류스타를 염두에 두고 있고 시즌1처럼 NSS 요원들이 위기에 빠진 한국을 구하는 이야기로 하되 남북문제를 다루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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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의 진짜 성패는 제작비 2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200억 원은 수출보험공사의 ‘문화수출보험’을 통해 조달한 40억 원, 6개 제작지원사의 투자금, KBS의 제작 지원금, 일본 선판매금, 서울시 지원 3억 원, 기업 30여 곳의 물품 및 현금 지원 등으로 조성했다. 아이리스는 아직 손익분기점을 못 맞췄다.
과거 대작을 만든 뒤 자금난을 겪은 제작사가 적지 않다. 초록뱀미디어는 ‘로비스트’를 만든 뒤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는 소문에 시달렸고, ‘태왕사신기’를 만든 김종학프로덕션도 자금난에 빠져 7월 김종학 대표이사가 물러났다.
정 대표는 “마지막 10%의 완성도를 얼마나 높이는지에 따라 수익이 몇 배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제작비 회수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