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름유출 사고 2년 명암관광객-갈매기 돌아오고 굴 양식시설 다시 설치배상 1% 안돼 지지부진…IOPC 보상금 380억 줄여
지난달 29일 충남 태안군 근흥면 안흥항. 덕성호 선장인 김홍근 씨가 바구니에 가득 담긴 꽃게를 배에서 내리고 있다. 그는 “올해 꽃게가 전에 없는 풍어였다”고 말했다. 태안=지명훈 기자
7일로 기름유출사고 2주년을 맞은 태안은 웃음을 많이 되찾았다. 진태구 태안군수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주민 보상이나 근본적인 생태계 복원은 갈 길이 멀다.
○ ‘검은 재앙’ 딛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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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할머니’로 불리는 만리포슈퍼 주인 김복자 씨(67)는 “기름사고 이후 사라졌던 갈매기들이 다시 돌아온 것은 환경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얘기”라며 기뻐했다.
기름 피해가 가장 심해 굴 양식시설이 철거된 소원면 의항2리 개목항 주변은 ‘굴 양식 특화지역’으로 다시 태어나는 중이었다. 태안군은 이곳을 비롯해 인근 소근리, 원북면 신두리 등의 양식시설 47ha를 철거하고 다시 설치하고 있다. 6일 소원면 의항2리 갯벌에서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와 회원 60여 명이 기름제거 활동을 벌였다.
태안군 해양수산과 이승엽 씨는 “양식장 철거사업을 생계보전사업과 연계해 주민들의 생계걱정을 덜어줬다”며 “올해 태안군의 양식업은 사고 이전의 80∼90%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피해 배상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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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대책지원본부 최동용 계장은 “정부가 사고에 따른 조업제한 기간을 업종별로 55∼230일로 설정했으나 IOPC는 과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절반만 인정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내년 4월 IOPC 정기총회에서 쟁점이 타결되면 그해 상반기 배상 및 보상이 상당 부분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