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증권사 투자 전망
은행들이 인수합병(M&A), 민영화, 두바이 쇼크 등 대형 변수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 내년도 은행주 관련 전망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이 ‘비중확대’와 ‘중립’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만큼 내년도 은행업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다.
○ 엇갈리는 2010년 은행주 전망
삼성증권의 김재우 수석연구원은 “2003∼2006년에 나타났던 은행주 강세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며 “은행주들이 조정기를 겪을 때 매수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순이자마진(NIM) 등이 개선되며 은행들의 수익성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고, M&A가 예상된다는 것도 은행주에 호재라는 의견도 있다. 메리츠증권 임일성 금융팀장은 “경기회복에 따라 대출수요가 늘어나며 자금운용이 좋아질 것”이라며 “M&A 프리미엄도 주가를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에 내년 은행주의 전망을 보수적으로 보는 증권사들은 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하겠지만 개선 폭과 파급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우증권 구용욱 금융서비스팀장은 “내년 초까지는 은행들의 NIM과 자산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탈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개선 속도가 느려지면서 주가 상승세도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하나대투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은행주에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들은 은행들의 내년 총 순이익이 8조, 9조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 은행산업 재편 관련 종목을 주목
은행주 전반에 대한 전망에서는 증권사들 간에 차이가 있지만 관심을 가져야 할 세부 종목에서는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많은 증권사가 은행주 중 내년에 관심을 가져야 할 종목으로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 같은 M&A와 민영화 관련 종목들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의 한정태 기업분석실장은 “2010년에 은행산업 재편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M&A 주체나 대상으로 꼽히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실적 개선이 돋보이는 전북은행과 부산은행을 추천하는 증권사들도 있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